정치인 경호 제외 소수정당 “외부집회 더 많은데…”

김재환,이가현 2024. 1. 31.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 대상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50개 정당 가운데 현역 의원이 없는 43개 정당 소속 정치인은 경찰 경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원내 소수정당은 당대표 위주로만 경호를 제공할 계획이다.

열악한 재정 탓에 소수정당은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기도 쉽지 않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역의원 없으면 경찰 경호 못받아
현장 활동 중 폭언·협박 빈번
잇단 피습 여파 활동 위축 우려
진보당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진보당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 대상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유권자 관심이 덜한 소수정당의 고민이 더 크다. 집회·시위 등 시민사회와 접점이 많은 반면 경찰 경호대책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 정치혐오 행태가 계속될수록 소수정당의 활동이 위축되고, 국내 정치의 다양성도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은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치인이 외부 행사나 거리유세에 나설 때 전담 보호부대와 경찰서 자체 신변보호팀을 배치할 계획이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50개 정당 가운데 현역 의원이 없는 43개 정당 소속 정치인은 경찰 경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원내 정당을 기준으로 신변보호팀 배치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수정당 정치인들은 입을 모아 우려했다. 소수정당은 원내 정당과 비교해 국회가 아닌 현장에서 시민과 접촉하는 일이 잦다. 언제,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는 ‘거리의 정치’ 현장에선 돌발 상황이 심심찮게 생긴다.

박태훈 진보당 부대변인은 30일 “진보정당은 거리에서 노동자와 함께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집회를 할 땐 경찰이 있어서 괜찮지만 해산하고 귀가할 때 따라와서 욕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국회의원 1명을 보유한 원내 정당이다. 경찰은 원내 소수정당은 당대표 위주로만 경호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명 정치인이 아니라고 해서 정치 테러 우려가 낮은 것도 아니다. 극단적 성향의 정치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소수정당 집회를 찾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박 부대변인은 “자극적인 영상을 뽑아야 후원을 받으니까 일부러 당의 활동 현장에 찾아와 폭언으로 협박하는 유튜버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 경호가 강화되는 거대 양당 대신 작은 정당의 집회 등을 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열악한 재정 탓에 소수정당은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기도 쉽지 않다. 서정미 더밝은미래당 대표는 “비용 문제 때문에 경호원을 고용하기 힘들다”며 “불특정 다수에 의한 공격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니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더밝은미래당은 창당 이후 지속적으로 동물복지 및 동물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현장 집회 등에 참여해 왔다.

다른 소수정당 관계자도 “과거 우리가 겨뤄야 할 상대는 상대 정당이나 후보였고, 이들과 정책을 두고 토론해 왔다”며 “이제는 언제 어디서 공격을 가할지 모르는 불특정 세력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인력과 재정난에 따른 소수정당 경호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경찰청 관계자는 “위해 가능성이 큰 정치인은 원내 정당 여부와 상관없이 신변호보팀을 배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결국 거대 양당과 각 정당이 자정노력을 통해 혐오 정치를 끝내고 대중의 정치 피로감을 풀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대 정당이 진영싸움만 되풀이하니 대중이 정치혐오까지 겪게 됐다”며 “정치 문화 개선을 통해 대중의 인식을 바꿔야 테러를 줄이고 소수정당도 더 활발히 거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 이가현 기자 ja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