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로라' 준비 시작한 르노… 첫 단추는 'MZ 핫플' 스타필드 수원

편은지 2024. 1.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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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이미지 싹 바꾼다… 화려해진 'MZ 취향 저격' 전시장
엄마는 쇼핑하고 아빠는 차 타고… "고객경험 극대화"
태풍의 눈 없어지고 '프랑스판 新로고' 등장
올해 '젊은 전시장' 10곳 이상 늘릴 계획
지난 26일 르노코리아 스타필드 수원점에서 방문객들이 XM3 전시차량을 둘러보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신기해서 와봤습니다. 다른 매장은 다 밝은데, 여기는 살짝 어둡고 조명도 알록달록하고요. 차 색깔도 예뻐서 궁금했어요."

지난 26일 오픈하자마자 'MZ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스타필드 수원. 새하얗고 드넓은 복합쇼핑몰 한 켠에 빨간색, 초록색 알록달록한 조명으로 둘러싸인 한 매장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날 스타필드 수원 오픈 소식에 평택에서 달려온 20대 커플도 낯선 프랑스어 로고와 화려한 인테리어, 새빨간 전시차량 등 신비로운 분위기에 매료돼 지나가다 발길을 멈췄다.

이들 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끈 이 곳은 바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전시장이다. 르노삼성 시절의 정갈한 이미지나 르노의 공식 엠블럼인 '태풍의 눈' 로고조차 찾아볼 수 없지만, 이날 오전에만 무려 100팀이 넘는 고객들이 다녀갔다.

르노코리아 스타필드 수원점 안내 직원은 "오전 10시부터 문을 열었는데 약 2시간 동안 100팀 정도 되는 고객이 다녀갔다"며 "자동차에 관심이 없거나 구매할 생각이 없는 고객들도 매장이 예뻐서 들어왔다며 차를 구경하고, 이것 저것 질문을 하다가 가셨다"고 말했다.

사실 르노코리아가 전시장을 이토록 '젊은 감성'으로 꾸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필드 수원점은 여러모로 르노코리아에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복합 쇼핑몰에 입점한 르노코리아 최초의 영업 전시장이면서,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SI(Shop Identity) 컨셉이 적용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르노코리아 스타필드 수원점 ⓒ르노코리아자동차

전시장을 둘러보니 젊은 이미지의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르노코리아의 노력은 곳곳에 묻어있었다. 입구에서부터 르노의 상징과도 같은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renault(프랑스어로 르노)'라는 로고가 전면에 자리 잡았다. 익숙하지 않은 로고 덕에 오히려 세련되고 신비로운 이미지가 배가됐다.

매장 내부에는 천장에 위치한 빨간색, 초록색 조명 아래 빨간색 XM3 차량과 흰색 QM6 차량이 전시됐다. 전시장 내부 벽에는 커다란 스크린에 분홍색을 배경으로한 여성의 사진이 띄워졌고, 안쪽에는 노란색 아크릴 판이 세워졌다. 마치 MZ세대들이 SNS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전시회같기도 하다.

엠마누엘 알나와킬 르노코리아 영업마케팅 본부장은 "벽에는 여성들의 이미지 사진들이 마치 뷰티나 코스매틱 쪽을 연상 시키는 데, 르노 브랜드는 지난 1년 동안 특히나 유럽 시장에서 많은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가 표방하는 것은 '프랑스다움', 혹은 프랑스 문화적인 것"이라며 "프랑스 감성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노력했고, 고객들에게 새로워진 브랜드의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시절 효자 차량이었던 SM5에서부터 굳어진 중장년층의 이미지를 확 바꾸겠다는 일종의 도전이면서, 이 도전의 첫 시작점이 바로 스타필드 수원 전시장인 셈이다. 부진한 신차출시로 희석된 브랜드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젊은층으로부터 주목받는 '핫한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구상이다. 르노코리아는 향후 전시장을 찾는 이들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굿즈 등도 판매할 계획이다.

26일 르노코리아 스타필드 수원점에서 엠마누엘 알나와킬 르노코리아 영업마케팅 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단순히 차를 전시만 해놓는 것이 아니라 엄연한 영업점인 만큼 이곳에서 차량을 직접 시승하고, 계약하고, 출고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지하 주차장에 시승센터를 바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시승을 원하는 고객이 있을 경우 바로 건물 지하로 내려가 시승차량을 배정해준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복합쇼핑몰 특성상 체류 시간이 길다는 점을 고려해 시승이라는 새로운 경험이 추가됐다.

황재섭 영업 및 네트워크 총괄 전무는 "쇼핑몰 밑에 주차장에는 시승 센터가 바로 연결돼 있다. 오늘은 오픈 첫 날이라 너무 많은 고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자제해달라고 해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하남 스타필드에 BMW 시승센터가 있듯 시승을 원하면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가족이 함께 오면 아내는 쇼핑을 하고, 남편은 쇼핑을 기다릴게 아니라 차를 타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로라 프로젝트' 신차, 올 하반기 출격… 이미지 변신 첫 단추

르노코리아 스타필드 수원점 ⓒ르노코리아자동차

특히 이번 전시장은 르노코리아의 올해 하반기 출시될 신차를 준비하는 첫 단추이기도 하다. 르노코리아는 올 하반기 중국 지리그룹과 합작한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번째 신차인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XM3 이후 4년 만의 신차인 만큼 내수 판매가 부진한 르노코리아에는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실제 르노코리아는 최근 4년 간 내수 판매량이 크게 줄며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게 흐려진 상황이다. XM3를 출시한 지난 2020년 기준 9만1140대였던 내수 판매량은 2021년엔 5만7778대로 뚝 떨어졌고, 신차효과가 사라진 2022년부터는 5만1195대, 지난해엔 2만1980대까지 줄었다. 4년 사이 내수 판매량이 8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이 가운데 이번 스타필드 수원점과 같은 새로운 콘셉트의 전시장은 르노코리아의 오로라프로젝트를 성공시킬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전국에 스타필드 수원점과 같은 전시장을 올해 안에 10곳 이상 오픈해 전반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하반기 신차 출시 후 본격적으로 전시장에 투입하면서 판매 확대까지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알나와킬 본부장은 "전시장과 오로라 프로젝트, 이 모든 것은 연결이 돼있다"며 "오로라프로젝트가 브랜드를 완전히 전환시킬 것이라 확신하며, 오로라의 출시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준비를 단계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랜기간 준비한 4년만의 신차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달 초부터는 르노 본사 경영진이 한국을 찾아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르노 브랜드 최고경영자(CEO)인 파블리스 캄볼리브와 주요 르노 경영진들은 지난 10일 한국을 방문해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 부산공장, 서울사무소 등을 방문한 바 있다.

황 전무는 "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작정하고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속에서, 쇼핑속에서, 일반적인 구매 과정 속에 우리 차를 구매하는 과정이 포함될 것"이라며 "스타필드 수원점은 르노코리아에서 최고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 세계최고의 복합쇼핑몰 자동차 전시를 선도하는 매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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