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작가 “모두가 보이지 않는 태극마크 달고 있는 것 같았다” [D:인터뷰]

장수정 2024. 1. 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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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가 '메시지'를 강조했다.

정 감독과 강 작가는 '경성크리처'를 향한 호불호에 대해 "기대와는 다른 전개에 실망은 하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경성크리처'는 강 작가가 전부터 원했던 내용의 작품이었지만, 섭외가 쉽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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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 비하? 실패에도 나아가는 모습 담으려고 했다.”

‘경성크리처’의 정동윤 감독, 강은경 작가가 ‘메시지’를 강조했다. 작품을 향한 호불호에 대해선 물론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경성크리처’ 안에 담긴 진심과 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크리처물로 주목을 받았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 만큼, 크리처를 통해 쾌감을 선사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 시대를 버텨낸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뭉클하게 담아내면서, 여느 크리처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특징인 작품이다.

ⓒ글라인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기대와는 다른 전개에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정 감독과 강 작가는 ‘경성크리처’를 향한 호불호에 대해 “기대와는 다른 전개에 실망은 하신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색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시대적 배경을 강조했다.

“제목이 그렇다 보니 장르적인 걸 기대를 많이 한 것 같다. 그런데 저는 쓸 때 시대물이라는 것에 집중을 했다. 하소연을 하듯이 쓰고 싶었다. 수많은 코드들 중 딱 두 가지를 꼽아보자 싶었다. 생존과 실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밭을 매러 나가다가도 죽고, 동창회에 나갔던 아들이 갑자기 없어지고 그랬더라.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전개를 해보자 싶더라.”(강은경 작가)

“저도 이야기를 준비를 하면서, 괴물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싶더라. 그런데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 희생이라는 코드가 내포된 크리처를 그려보고 싶었다. 그 점에 저는 더 끌렸다. 관점의 차이일 수 있는데, 모험심 이야기를 할 거면 굳이 이 시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저도 ‘암살’, ‘밀정’을 보고 자란 세대다. 글로벌적이라면 글로벌적인 건데, 우선은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크리처에 접근을 했다. 성심이라는 인물이 괴물로 변하면서 어느 정도의 무서움을 줘야 할지 고민을 했다. 대신 일반 크리처처럼 죽이고 다니거나, 이런 부분은 담백하게 그리려고 했다. 기대치에 못 미친 건 있는 것 같다.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정동윤 감독)

일각에서 지적한 ‘독립군 비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경성크리처’에는 전당포 사장 장태상(박서준 분)부터 어머니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토두꾼 윤채옥(한소희 분) 부녀를 비롯해 독립을 위해 헌신하는 독립군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는데, 이때 극 중 독립군이 고문에 못 이겨 동료를 배신하거나 무능한 모습이 담겨 ‘주인공을 부각하기 위해 독립군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받은 것이다.

“중요한 건 그들이 배신하고 그런 과정이 아니다. (작전에) 실패했을 때의 두려움을 안 이후 준택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럼에도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는다. 끝까지 그 길을 가지 않나. 거기에 반전을 두고 이야기를 끌고 나간 것 같다.”(강은경 작가)

“극 중 태상이 일본인에게 ‘너희들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지 않나. 모두에게 적용이 됐다고 생각했다. 사람으로서 당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다. 더 포인트를 맞춰야 하는 건 후반부 준택이가 태상을 만나 다시 힘을 실어준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그게 더 부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정동윤 감독)

ⓒ넷플릭스

이렇듯 시대의 아픔을 크리처를 통해 은유적으로 담아낸 이 작품의 진심을 믿고 출연해 준 배우들에게 특히 감사했다. ‘경성크리처’는 강 작가가 전부터 원했던 내용의 작품이었지만, 섭외가 쉽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됐다. 시대극의 특성상 많은 제작비가 투입돼야 하지만, 이것이 이뤄지기 위해선 스타 캐스팅이 필수였던 것이다. 그러나 박서준, 한소희 또한 ‘경성크리처’의 메시지에 공감해 흔쾌히 출연에 응했다.

“시작할 때 ‘저는 박서준이 할까’ 싶었다. 그런데 시작 단계에서부터 그린라이트가 왔다. 그래서 몇 번이나 되물었다. 제가 (우려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저는 그런 거 없고, 작품이 좋으니까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오히려 내가 질문한 게 민망했다. 한소희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걸 우리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더라. 이 친구들의 그런 결정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보니 이 친구들 사이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됐다. 최대한 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강은경 작가)

작가, 감독, 배우는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구독자들이 시청을 하게 된 만큼, 더욱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일부 일본 네티즌들이 배우 한소희의 SNS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일본 내에서 큰 관심을 받은 것이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짚기도 했다.

“우리 시대물이 외국에선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 넷플릭스가 우리 콘텐츠에 힘을 실어주고, 큰 파급력을 가졌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입맛에 맞춰서 내놓은 건 아니다. 이번에 처음 안 건데, 해외 넷플릭스 마케팅팀에게 국내 넷플릭스가 엄청나게 작업을 하더라. 어떤 작품이고, 어떤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지를 많이 설명하더라. 무조건 같은 넷플릭스라고 공개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각국의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단 고마웠다. 모두가 보이지 않는 태극마크들을 하나씩 달고 있는 것 같았다.”(강은경 작가)

시즌2에서는 현대로 배경을 옮겨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즌1은 시청자들의 강한 호불호를 불러일으켰지만, 시즌2만의 매력이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크리처물의 재미는 잇되, 시즌1처럼 의미가 조금 다른 크리처를 통해 ‘경성크리처’만의 메시지도 담는다.

“크리처는 나온다. 또 그런데 우리가 짐작하는 크리처가 아니다. 다만 시즌1이 인간의 본연에 더 집중했다면, 시즌2에선 태상, 채옥이 다시 만나는 것과 그 잔재를 풀어내는 이야기다. 2024년이 됐는데 어떤 게 변하고 변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다. 현대니까 좀 더 속도감이 있게 진행을 하려고 한다. 멜로에 대한 부분이 더 커진다. 그런데 단순히 남녀의 사랑이라기보단 기억이라는 키워드가 있다.”(정동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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