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계시는 창조주 전하고, 특별계시는 예수 그리스도 선포… 증거 충분함에도 못 믿는 건 타락한 마음 따르기 때문

2024. 1. 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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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션 카운슬러] <26>
Q: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타계 한 달 전 세상에 남긴 질문은 돈이나 기업, 경영에 관한 얘기가 아니었다. 인간과 신, 그리고 종교에 대한 물음이었다. 사진은 A4 용지에 남긴 이 회장의 질문 가운데 일부. 오른쪽은 생전의 이 회장이 독서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이병철 회장의 첫번째 질문

A: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1910~1987) 회장은 타계하기 한 달전 천주교 신부에게 24가지 질문을 남겼다. 재벌도 알고 싶었던 첫 번째 질문은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드러내 보이지 않는가?”였다. 대개 무신론자들은 신의 존재에 대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일부 크리스천들도 하나님은 왜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확실한 방식으로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지 묻곤 한다. 우선 하나님은 자신의 존재를 일반계시 영역에서 잘 드러내신다. 무신론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은 만일 자신이 신 앞에 서게 된다면 “아! 믿을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니까요”라고 답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러셀의 말은 ‘증거가 전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증거들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맹신이 아니라 옳다는 충분한 근거들이 있다.
일반·특별계시 속 창조주

일반계시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졌다. 자연 만물의 질서와 인간의 본성(종교성·양심·이성)으로 신의 존재를 추론할 수 있다. 유대인 철학자 필로는 “모든 예술 작품에는 창작자가 있다. 자연은 가장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다. 고로 자연에는 창조주가 있다”고 논증했다. 성경은 “집마다 지은 이가 있으니 만물을 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라(히 3:4)”고 선포한다. 자동차와 핸드폰 같은 공산품에도 제작자가 있는데 가장 크고 정교한 우주 자체를 제작한 창조주가 없다는 말은 자기모순이다.

일반계시는 전능한 창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이는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그들 속에 보임이라…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롬1:19~20).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자연의 정교함을 보면서 조물주의 존재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둘째로 특별계시는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특별계시인 성경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과 구원의 약속을 알 수 있다. 가령 성경에 1817개나 기록된 예언들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다. 일반계시가 창조주를 증거하고, 특별계시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한다.

전심으로 찾는 자에게 드러내신다

이 점을 고려하면 신이 자신을 똑똑히 드러내는 방식을 ‘극적인 체험’으로만 제한하는 것은 잘못이다. 크리스천을 박해하던 사울은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 부활하신 예수를 만나는 극적인 체험을 했다. 성경과 교회사에는 신과의 극적인 체험이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 각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는 없다.

오히려 기독교 변증가인 C.S. 루이스(1898~1963)는 사람들이 너무나 특별한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을 놓칠 때가 많다고 말한다. 블레이즈 파스칼(1623~1662)은 ‘팡세’에서 이점을 명확하게 설명했다. “(하나님은) 전심으로 그분을 찾는 자에게는 자신을 드러내시고, 전심으로 신을 떠나고자 하는 자에게는 자신을 숨기셨다… 그래서 보기를 원하는 자에게는 충분한 빛이 있고, 정반대 경향을 가진 사람에게는 충분한 어둠이 있다.”

믿음, 증거 아닌 마음의 문제

셋째,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하실 때 다른 동물에게 없는 ‘자유의지’를 주셨다. 동물들이 육체의 본성에 따라 산다면 아담과 하와는 자유의지를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고 예배한다. 자유의지란 사람이 외적인 강요 없이 무언가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유의지가 없다면 사랑은 무의미하다. 자유의지가 없다면 사람은 로봇에 지나지 않게 된다.

하나님은 기적을 통해 말씀하시지만 결코 강제로 믿게 하지는 않으신다. 하나님은 우리가 마음과 뜻을 다하여 회개하고 그분을 사랑하기를 기다리신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는 자유의지의 역할을 간과한 것이다. 증거에는 인간의 해석이 개입되기 때문에 같은 증거라도 다른 결론이 나오기도 한다. ‘음주운전 금지’라는 명확한 법규를 알면서도 어떤 이들은 법규를 어기고 음주운전을 한다.

결론적으로 성경은 하나님이 존재하신다는 직·간접적인 증거들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사도 요한은 예수께서 “이렇게 많은 표적을 그들 앞에서 행하셨으나 그를 믿지 아니하니(요 12:37)”라고 기록했다. 파스칼의 말처럼 신에 대한 믿음은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다. 신의 존재를 지지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들이 많이 있음에도 믿지 못하는 까닭은 그들이 이성이 아니라 타락한 마음을 따르기 때문이다.

김기호 한동대 교수·기독교변증가

믿음을 키우는 팁
과학자의 눈으로 본 창세기 (김준 지음·두란노)


생화학 박사인 저자는 과학자의 시각에서 우주는 우연히 진화된 것이 아니라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것임을 깨닫게 됐다. 과학의 발달이 오히려 창세기 본문을 더욱 진리로 믿게 한다고 고백하면서 진화론과 타협하려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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