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신태용은 명장, 일본 힘들게 할 수 있다" [아시안컵]

김지수 기자 2024. 1. 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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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신태용 감독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일본 축구대표팀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풋볼 채널'은 24일  "일본은 금일 저녁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와 격돌한다"며 "인도네시아 감독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경험한 한국의 명장 신태용이다"라고 전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4일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수비 불안 속에 힘겨운 4-2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라크와의 2차전에서 1-2로 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이라크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일본은 이라크의 신체 조건을 압세운 강력한 압박과 빠른 역습에 쉽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라크가 자랑하는 188cm의 장신 타겟형 스트라이커 후세인 아이멘에게 2골을 허용하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뺏겼다.

일본은 후반전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이라크의 견고한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하고 1-2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이라크전 패배로 D조 1위로 16강에 오를 수 없게 됐다. 현재 D조의 순위는 이라크가 2전 전승(승점6)인 가운데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나란히 승점3이지만 득실차에서 일본이 +1, 인도네시아가 -1이어서 각각 2위와 3위에 자리 잡았다. 베트남은 2전 전패로 4위다.  

AFC 주관 대회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같은 복수의 팀 순위를 가릴 때 해당팀끼리의 승점을 따지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을 우선 따지는 FIFA 월드컵과 다르다.

오는 24일 벌어지는 D조 최종전 2경기는 이라크-베트남, 일본-인도네시아가 격돌한다. 이라크가 베트남에 져서 추가 승점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일본, 인도네시아를 이겼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더 높은 순위를 확보한다.

인도네시아는 2007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고 있다. 베트남을 꺾고 16강 진출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린 만큼 일본전에서 최소 무승부를 거둔다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컵은 지난 2019년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됐다. A~F조 1, 2위는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중 상위 4개국도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24일 현재 각조 3위팀 중 16강행 티켓을 거머쥔 건 B조 시리아(1승 1무 1패, 승점 4)와 C조의 펠레스타인(1승 1무 1패, 승점 4) 두 팀이다. 

인도네시아는 E조의 바레인과 나란히 1승 1패, 승점 3에 2득점 3실점으로 골득실 -1로 똑같다. 일본전에서 승점을 얻으면 팔레스타인, 시리아에 이어 16강 티켓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F조 오만이 조 최약체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러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본전에서 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E조 최종전에서 요르단이 바레인을 꺾어주는 것도 인도네시아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인도네시아는 역대 아시안컵 본선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04년과 2007년 대회 조별리그 1승 2패로 11위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본선에 오른 것도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신태용 감독이 만약 인도네시아를 아시안컵 16강 무대에 올려놓는다면 2020년 부임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두게 된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21년 동남아시안게임 동메달, 지난해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다.

'풋볼 채널'은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은 현역시절 K리그 성남 일화 천마(현 성남 FC)에서 뛰며 두 차례나 MVP에 선정됐다. 월드컵 본선 출전 경험은 없지만 한국 대표팀에서 A매치 23경기에 출전했다"고 소개했다.

또 "신태용 감독은 2005년 은퇴 후 2008년 12월 성남 일화 감독 대행을 맡았다. 2009년 팀을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올려놓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며 "2010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뒤 결승에서 알 샤밥을 꺾고 우승, 선수와 감독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2012년 성적 부진으로 성남에서 경질됐지만 이후 국가대표팀 코치, U-23(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감독,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을 꺾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풋볼 채널'은 "신태용 감독은 쓰리백을 사용하고 수비 시 (좌우 윙백 가담으로) 파이브백 전형을 이용해 끈질기게 지킨다"며 "이번 아시안컵 베트남과의 경기에서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지키는 수비에 일본도 고전하게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시절 2017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을 4-1로 완파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한국은 당시 선제골을 내주고도 김신욱의 동점골, 정우영의 역전골에 이어 김신욱의 멀티골, 염기훈의 추가골로 일본을 제압했다.

일본이 인도네시아에게 패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D조 1위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동기부여 측면은 인도네시아보다 떨어진다. 다만 이라크전 패배 후 분위기 반전이 절실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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