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휴머나이제이션’ 확산…유통‧외식업계, 맞춤형 특화마케팅 어디까지

임유정 2024. 1. 2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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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반려동물 프리미엄 제품 인기
사료·간식 넘어 공간까지 잇따라 진화
펫테크‧펫캉스 등 다양한 서비스 출시
피터펫 논현점을 방문한 고객이 메인홀에서 반려견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제너시스BBQ 그룹

올해도 펫 관련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물가에 소비 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으나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몰이 중이다. 유통‧외식업계에서도 이런 ‘펫팸족(펫+패밀리)’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에는 단순히 반려견 간식이나 사료에 기능성 원료를 입혀 시장에 내놓는 것이 인기였으나 최근에는 이들과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까지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펫테크와 같은 IT 분야는 물론 호텔업계 까지 펫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다양한 패키지를 앞다퉈 내놓는 중이다.

KB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552만 가구다. 전체 가구 수의 4분의 1인 25.7%에 해당한다. 시장 규모 역시 약 8조원으로 덩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자녀 독립 후 반려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은퇴한 ‘펫부머’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소중한 가족 일원으로 여기고 있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사료 등만 챙겼다면, 최근에는 가족을 넘어 자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서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가성비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사람이 착용하는 것보다 비싸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고가의 반려동물 관련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품절 대란’까지 벌어지는 것과 관련해 아기 대신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정이 많아진 데다, 아이 제품은 아이가 크면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반려동물 제품은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게 바뀐 것은 공간의 진화다. 유통업계에선 반려동물을 새로운 고객으로 여기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서비스와 공간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음료·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부터 유치원·호텔·미용 등의 원스톱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으로 만든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선보였다. 이곳은 2층을 아예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펫 존(Pet Zone)’으로 꾸몄다.

지난달 제너시스BBQ도 ‘피터펫’이라는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을 내놨다. 반려동물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한다는 ‘올인원(All in One)’ 서비스 공간을 내세웠다. 피터펫 논현점은 반려동물을 위한 유치원·호텔·미용·스파에 레스토랑과 관련 용품 매장까지 갖췄다.

반려동물의 올인원 서비스 공간 피터펫 논현점의 모습ⓒ제너시스BBQ 그룹

펫케어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 ‘펫테크(Pet Tech)’도 뜨고 있다. 펫테크란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반려동물 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반려인의 관심을 끄는 펫테크 분야는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셀프케어 서비스다. 과거에는 외부에서도 집에 혼자 남은 반려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홈카메라나 사료를 자동으로 주는 급식기처럼 반려동물 돌봄에 중점을 둔 펫테크 플랫폼과 상품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AI가 반려동물의 이상 징후나 행동을 분석하고, 유전자를 검사해 질병을 예측하는 등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방식으로 서비스 영역이 넓어졌다. 급기야 반려동물 전용 욕조와 알레르기 물질을 제거하는 무선청소기도 나왔다.

이와 함께 콧대 높은 글로벌 명품브랜드의 행보도 눈여겨 볼만하다. 명품 패딩으로 잘 알려진 몽클레어(MONCLER)는 반려견을 위한 고가의 패딩조끼와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버버리도 트렌치코트와 방수 누빔자켓, 에르메스와 루이비통도 고가 애견 목걸이·목줄 등을 내놨다.

호텔업계도 펫팸족이 큰 손으로 부상하자 이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로 펫팸족이 늘자 반려동물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반려견 동반 고객을 위한 객실을 설치하고, 펫 전용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난티의 경우 지난해 ‘빌라쥬 드 아난티’를 개관하면서 반려견 동반 고객을 위한 객실을 설치하고, 펫 전용 서비스를 강화했다. 반려동물이 뛰어놀 수 있는 정원이 딸린 예약제 펫 프렌들리 객실을 만들고, 콘텐츠의 다변화를 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펫팸족을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부터 반려동물과 나를 동일시 여기는 펫미족(Pet+Me)까지 생겨나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보다는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반려동물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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