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속 출발했지만... 시청자 사로잡은 신혜선의 '힐링연기'

양형석 2024. 1. 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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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 최종 3회 시청률 <고려거란전쟁> 에 앞서

[양형석 기자]

지난 2022년 봄 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최고 14.597%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많은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기준). <우리들의 블루스>는 크게 세 가지 면에서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먼저 김혜자 배우와 고두심 배우, 이병헌, 신민아, 한지민, 엄정화, 김우빈 등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캐스팅과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노희경 작가의 각본, 그리고 제주도라는 배경이었다.

사실 제주도는 이제 당일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가깝고 친근해졌지만 여전히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배경은 아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이전에는 2009년 제주로 귀양 온 선비 임주환과 아기 해녀 서우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탐나는도다>와 감우성, 최수영 주연의 <내 생애 봄날>, 그리고 홍자매 작가가 각본을 쓰고 유연석, 강소라가 주연을 맡았던 <맨도롱 또똣> 정도가 대표적인 제주 배경 드라마였다.

아직 <우리들의 블루스>가 남긴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를 배경으로 하는 또 다른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는 2023년 12월 많은 우려 속에 출발했다. 하지만 <웰컴투 삼달리>는 추운 겨울의 주말 밤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힐링을 안겨주면서 12.399%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리고 <웰컴투 삼달리>의 중심에는 주인공 조삼달 역을 맡아 한결 편안해진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배우 신혜선이 있었다.

단역부터 시작해 착실히 성장한 배우
 
 신혜선은 45%의 시청률을 기록한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 KBS 화면캡처
 
어린 시절 드라마 <가을동화>를 보고 연기자의 꿈을 꾸기 시작한 신혜선은 고등학교에서 음악연극, 대학에서 영화예술을 전공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방영된 장나라와 최다니엘, 이종석, 김우빈 주연의 <학교 2013>에서 학생 역할로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데뷔했다. 2014년에는 드라마 <고교처세왕>에 출연해 훗날 여러 작품을 함께 하는 유제원 감독, 양희승, 조성희 작가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15년 <오 나의 귀신님>에서 교통사고로 발레리나의 꿈을 접은 강선우(조정석 분)의 동생 강은희 역을 맡은 신혜선은 같은 해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김혜진(황정음 분)의 직장동료 한설을 연기했다. 그리고 2016년에 개봉한 영화 <검사외전>에서는 강동원과의 키스신으로 화제가 됐다. 당시만 해도 신혜선은 중요한 역할보다는 주인공의 동생이나 친구, 직장동료 같은 역할을 도맡아 하는 신예배우에 불과했다.

그렇게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착실히 연기경험을 쌓던 신혜선은 2017년 tvN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초임검사 영은수 역을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 물불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영 검사는 시청자들로부터 '불나방', '영또' 같은 애칭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비밀의 숲>을 성공적으로 마친 신혜선은 같은 해 9월 연기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첫 번째 대표작 <황금빛 내 인생>을 만났다.

신혜선은 <내 딸 서영이>를 집필했던 소현경 작가의 신작 <황금빛 내 인생>에서 주인공 서지안 역을 맡았다. 신혜선은 극과 극을 오가는 지안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고 <황금빛 내 인생>은 시청률 45%를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2017년 KBS 연기대상 우수 연기상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했고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후보에 오르며 배우로서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릭터 설명조차 없는 배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맡아온 캐릭터마다 비중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연기로 꾸준히 발전한 신혜선의 성장스토리는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다. 신혜선은 2018년 여름 열일곱의 영혼을 가진 서른 살 여성을 연기한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를 통해 단독주연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사의 찬미>에서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을 연기하기도 했다.

시청자 무장해제시킨 신혜선의 힐링연기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검사를 연기했던 신혜선은 영화 <결백>에서 변호사를 연기했다.
ⓒ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주식회사극장배급지점
 
신혜선은 2019년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에서 발레리나와 시각장애인, 재벌상속인을 동시에 연기했다. 비록 시청률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신혜선은 대체불가한 캐릭터 소화 능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검사외전> 이후 드라마를 위주로 활동하던 신혜선은 2020년 첫 스크린 주연작 <결백>에서 엄마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안정인 역을 맡아 <비밀의 숲> 이후 두 번째로 법조인을 연기했다.

신혜선은 2020년 겨울 최연소 청와대 요리사의 영혼이 조선시대 중전의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의 드라마 <철인왕후>에서 김소용을 연기하면서 17%의 높은 시청률을 이끌었다. 그리고 2023년 6월에는 안보현과 함께 전생을 기억하는 여성을 연기한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 출연했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5% 내외의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신혜선은 천 년을 넘게 산 판타지 캐릭터 반지음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년 8월과 10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촬영한 후 개봉이 늦어졌던 영화 <타겟>과 <용감한 시민>이 개봉했고, 신혜선은 2023년 12월 지창욱과 함께 출연한 신작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를 선보였다. <웰컴투 삼달리>는 고향을 떠나 국내 정상급 사진작가로 성장한 주인공 조삼달(신혜선 분)이 어시스트의 거짓 갑질 폭로로 궁지에 몰려 고향 제주로 내려와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사랑과 행복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힐링 드라마다.

신혜선은 전작들과 달리 <웰컴투 삼달리>에서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처럼 힘을 뺀 연기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왔다. 물론 조용필 역을 맡은 지창욱과의 달달한 멜로연기도 보기 좋았지만 함께 제주로 내려온 진달(신동미 분), 삼달, 해달(강미나 분) 세 자매의 케미는 상당히 코믹했다. 그리고14회 엔딩 장면에서 나온 용필 아버지 조상태(유오성 분)와의 화해 장면 역시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사실 방송이 시작될 때만 해도 최수종의 복귀작 <고려거란전쟁>과 같은 요일에 맞붙는 <웰컴투 삼달리>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물론 두 드라마는 방영시간이 살짝 엇갈린다). 하지만 <웰컴투 삼달리>는 마지막 3번의 방송에서 연속으로 <고려거란전쟁>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삼달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물했던 '믿고 보는 배우' 신혜선이 있었다.
 
 신혜선은 <웰컴투 삼달리>에서 한층 편안해진 연기로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 JTBC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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