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고려아연 동맹 공고…신사업·승계 두 마리 토끼?

황민혁 2024. 1. 2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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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부터 본격화한 한화와 고려아연의 '동맹'이 올해도 공고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022년 9월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와의 사업 협력관계를 강화·유지하기 위해 자회사인 HPSG의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고려아연이 발행한 아크에너지 신주와 교환했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현재 8월에 인수했던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의무 보유기간(1년)은 끝났지만,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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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2년 전부터 본격화한 한화와 고려아연의 ‘동맹’이 올해도 공고하게 이어지고 있다. 협력 강화 차원에서 취득한 서로의 지분을 의무 보유기간을 넘겨서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미국 호주에서의 수소 사업 협력이라는 목적뿐 아니라 안정적인 승계라는 공통의 과제 해결을 위해 서로의 ‘백기사’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21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의 미국 자회사 한화파워시스템글로벌(HPSG)은 최근 고려아연의 자회사 아크에너지가 보유한 HPSG의 콜옵션·풋옵션에 대한 가치평가 용역을 외부 기관에 맡겼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022년 9월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와의 사업 협력관계를 강화·유지하기 위해 자회사인 HPSG의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고려아연이 발행한 아크에너지 신주와 교환했다. 두 회사는 3240만 달러(약 436억원) 규모의 교차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 서로 보유하게 된 주식에 대해서는 풋옵션 및 콜옵션 약정을 체결하고 파생상품으로 인식하기로 했다. 양사가 취득한 주식은 3년간 처분을 제한해 협력관계의 구속력을 높였다.

HPSG는 2022년 8월 고려아연의 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를 47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때 맺은 신재생에너지·수소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로 9월에 교차 지분투자 계약을 단행한 것이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현재 8월에 인수했던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의무 보유기간(1년)은 끝났지만,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양사는 미래사업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중이다. 한화임팩트와 아크에너지는 SK가스와 함께 한국-호주 컨소시엄을 꾸려 호주에서 대규모 그린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호주에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개발하고 연간 28만t 규모 그린수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호주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연간 100만t 이상의 암모니아 형태로 전환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걸 목표로 한다.

양사의 동맹을 승계 문제를 풀기 위한 협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HPSG의 모회사 한화임팩트는 한화가(家) 3세들이 100% 소유한 한화에너지의 지배를 받는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 지분 52%를 보유한 대주주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50%를 확보 중이다. HPSG와 아크에너지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동 개척, 이를 통한 양사의 기업가치 제고 등이 김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와 직결하는 배경이다. 다만 한화임팩트 측은 “단순 사업 협력 차원이며 승계를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오너가 3세 최윤범 회장은 영풍그룹과의 지분 경쟁이라는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최씨 일가가 한화, LG, 현대차 등을 우호 주주로 확보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이에 대응해 장형준 영풍 고문 일가가 고려아연 주식을 매집하는 양상이다. 고려아연이 지난 2022년 8월 HPSG를 대상으로 유증을 진행한 뒤, 영풍 계열사들이 고려아연 주식의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이 가시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고려아연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협력은 오너 일가 간에 형성된 신뢰에 기초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와 그룹 경영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양측 모두의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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