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눈 하얘지는 반려견… 수술로 되돌릴 수 있을까? [멍멍냥냥]

이해나 기자 2024. 1. 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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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백내장은 보호자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 사람처럼 시력이 떨어진다. 점점 눈이 뿌옇게 변해 가며, 장난감이나 보호자가 있는 곳을 찾지 못하고, 심하면 벽이나 사물에 자주 부딪히기도 한다. 하지만 대표적인 반려견 눈질환인 백내장은 평소 보호자의 관심과 적절한 영양 급여가 뒷받침된다면 예방할 수 있다. 반려견 백내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초기 인지 어렵고, 어린 나이에도 찾아올 수 있어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와 수정체 주머니가 뿌옇게 변하는 것이다. 수정체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 때문에 흔히 '핵 경화증'과 헷갈리기 쉽다. 수정체는 투명해서 유리 성분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섬유로 구성된다. 반려견의 수정체는 나이 들면서 크기는 변하지 않은 채 밀도만 증가한다. 이때 밀도가 높은 나이 든 눈은 흐려 보이는데, 이를 핵 경화증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력 손실이 없다는 점에서 백내장과 다르다.

반려견 백내장은 눈의 모양에 변화가 있거나, 시력 손상이 의심될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려견에게 시력 손상이 생기면 밤에 산책을 나갈 때 장난감이나 간식을 찾지 못하는 일이 잦아진다. 또 벽이나 사물에 자주 부딪히거나, 보호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충현종합동물병원 강종일 원장은 "반려견 백내장은 반려견 예방접종이나 노령견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정체 색 변화를 발견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간혹 어린 반려견 중에도 백내장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모유가 아닌 트립토판과 같은 특정 아미노산이 결핍된 대체품을 먹였을 때 나타난다. 다만 이 경우 처방식 사료(반려견의 나이나 건강 상태에 맞는 사료)를 먹이면 눈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백내장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유전 ▲포도막염 ▲녹내장 ▲수정체 이탈 ▲망막 박리·변성 ▲점진적 망막 위축 등이 있다. 강종일 원장은 "백내장은 유전이 가능해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 반려견은 대부분 호전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유전적 소인이 있다면 번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 ▲독성 손상 ▲당뇨 또는 저칼슘혈증 등 대사장애 ▲외상성 부상(이물 등) 등이 반려견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항산화 물질, 루테인 큰 도움… 자외선 노출 최대한 피해야
반려견 백내장 진단은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수정체 중심부 백내장 주변부 망막을 잘 볼 수 있게 동공을 확대하고 검안경으로 봤을 때 수정체 내의 혼탁이 보이는지 확인한다.​​​

백내장 치료는 현재 수정체를 빼내는 수술 이외에는 적합한 방법이 없다. 보통 마취 후 수정체를 외과적으로 제거하거나 물리적으로 녹인다. 다만 안구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시력 회복이나 통증 해소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한쪽 눈에만 백내장이 있는 반려견은 상황에 따라 수술하지 않기도 한다.​

반려견의 눈 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보호자의 관심이다. 목욕 전에는 눈에 연고를 발라 세정제가 눈에 들어가는 것을 예방하고, 목욕 후에는 안약을 넣어 주는 것이 좋다. 또 눈 질환은 빠르게 진행하는 경향이 있어 눈이 붓고 충혈되거나, 눈을 자주 긁거나 바닥에 문지른다면 동물병원에 가서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반려견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되는 영양성분에는 ▲비타민C ▲비타민E ▲아연 ▲루테인 ▲지아잔틴 ▲오메가-3 지방산 등이 있다. 이중 비타민C, 비타민E, 아연은 항산화 물질이고, 루테인과 제아크산틴(지아잔틴)은 눈을 보호하는 성분이며, 오메가-3 지방산은 눈 자체에 포함된 성분이다. 이 영양성분이 포함된 음식 중 반려견에게 먹여도 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다만 고기나 생선은 반드시 익혀서 급여해야 하며, 채소의 경우 반려견의 상태를 봐 가며 소량만 주는 것이 좋다.

▷ 비타민 C=당근, 고구마, 김(조미김 제외), 다시마 등
▷ 비타민 E=짙은 녹색 채소, 호박, 홍피망 등
▷ 아연=북어, 소고기, 양고기 등
▷ 루테인과 제아크산틴 : 케일, 블루베리, 당근, 달걀노른자 등
▷ 오메가-3 지방산 : 참치, 정어리, 연어 등 붉은 살 생선 등

반려견의 눈 건강을 위해 산책 시 자외선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강종일 원장은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산책을 자제하고, 주변에 바닷가나 모래사장이 있다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겨울에는 여름에 비해 자외선이 강하지 않지만, 눈이 내린 날에는 햇빛이 쌓인 눈에 반사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반려견용 선글라스를 씌우는 보호자들도 있는데, 이 역시 도움이 된다.

한편 사람의 안약을 넣어줘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권장되는 방법은 아니다. 반려견의 각막궤양 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질환에 따라 반려견에게 맞는 성분, 적정농도, 투여 방법 등을 수의사와 먼저 상담하는 게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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