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몸집 줄이기… 연초부터 구조조정 칼바람

김지윤 2024. 1. 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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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경영 악화로 구조 조정 단행… 엔씨·라인게임즈 등 개발 조직 해체도
“유일한 고정 비용인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국민일보 삽화

실적 부진으로 보릿고개를 겪는 게임사가 연초부터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게임 이용률이 감소한 와중에 경제 침체의 직격탄까지 맞으면서다. 게임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조직이나 자회사를 정리하고 인력 감축을 단행하며 비용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머너즈 워’로 유명한 게임사 컴투스가 최근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회사 전반에 걸쳐 두 자릿수 규모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기로 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9월 메타버스 사업 게열사 컴투버스의 구조조정도 단행한 바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한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 한 달여 만의 조치다.

컴투스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과 경영환경 등을 고려한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프로젝트의 효율화를 진행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힘든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조 조정 칼바람은 중소형 게임사, 대형 게임사 가릴 것 없이 들불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해 조직·의사결정 체계 정비, 비용 절감, 신성장 역량 및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금융 신사업 조직인 ‘금융비즈센터’를 해체했고 ‘아이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 중이던 ‘아이온 리메이크 TF’도 신규 프로젝트로 전환 배치할 전망이다.

또한 엔씨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다음 달 15일 자로 정리한다. 그간 서비스했던 게임 ‘트릭스터M’과 야구게임 ‘프로야구’ 시리즈도 모두 서비스를 종료하고 소속 직원 70여 명에게는 권고사직이 통보됐다.

엔트리브는 2003년 국내 게임사 손노리가 설립한 개발사로 2012년 2월 엔씨의 자회사로 편입됐으나 뚜렷한 흥행작을 내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라인게임즈 제공

6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라인게임즈는 지난 11일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만든 자회사 레그스튜디오의 콘솔 개발팀을 해체했다. 게임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해지자 모바일 버전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레그스튜디오의 인력 일부는 ‘창세기전’ IP를 통합 운영하는 미어캣게임즈로 이동한다.

라인게임즈는 고질적인 적자의 늪을 탈출하게 위해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부터 체질 개선을 선언한 이 게임사는 조직개편과 함께 넥슨게임즈 출신 박성민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또 계열사 정리와 서비스 게임 축소 및 인원 감축에 나서기도 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흥행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시프트업 또한 지난해 7월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면서 개발팀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데브시스터즈 제공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모바일 샌드박스 시티빌딩 게임 ‘브릭시티’ 개발팀을 대상으로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다만 게임 서비스는 유지될 예정이다. 개발팀을 중심으로 면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사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게임 엔진 업체 유니티는 전체 직원의 25%인 1800명을 해고한다고 8일 발표했다. 유니티는 지난해 5월 전체 직원 8%가량에 해당하는 600명을 해고했다. “장기적이고 수익성 있는 성장을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측 설명했다.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는 전체 인력의 6% 가량인 약 700여명 규모의 인원을 감축하면서 같은 해 6차례에 걸친 정리해고를 단행하기도 했다.

게티 이미지

이 같은 게임사들의 ‘몸집 줄이기’는 경제 침체, 게임사 간의 경쟁 심화, 생성형 AI의 등장 등 여러 변화한 환경에 대응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게임을 하는 이용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신규 IP 발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게임이 흥행하지 않으면 바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분위기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러 게임사가 내세운 신작들이 재미를 못 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면서 “수익성이 악화할수록 게임사는 유일한 고정비용인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국내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옥석을 가리듯 흥하고 망하는 회사들은 명확하게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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