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의 무기" 조삼달 다녀간 그곳…제주 '사진 명당' 어디 [GO로케]
지역색을 과감히 드러낸 TV드라마가 연이어 인기를 얻고 있다. 해녀‧돌고래‧올레길 등 제주 문화가 진하게 배어 있는 ‘웰컴투 삼달리(JTBC)’, 충청도식 개그와 사투리가 매력적인 ‘소년시대(쿠팡플레이)’, 동해안 어촌 배경의 스포츠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ENA)’ 등이다. 구수한 사투리, 정감 있는 캐릭터도 흥미롭지만, 풍경을 보는 재미가 무엇보다 크다.
제주産 청정 멜로
‘주인공 ‘조삼달(신혜선)’의 직업은 사진작가다. 해서 고향 제주도에 내려와서도 곳곳으로 출사에 나선다. 덕분에 숨은 여행지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노을이 물든 바다를 내다보며 셔터를 눌렀던 장소는 이름도 낯선 ‘뿔소라공원’이다. 제주도 서쪽 끄트머리, 서귀포 대정읍 신도포구 인근의 공원이다. 아름다운 일몰은 물론 야생 돌고래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도 제법 알려져 있다. 덕분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도 잠깐 등장했다.
단짝 조용필(지창욱)과 함께 찾았던 코스모스 군락은 제주신화월드 안쪽의 신화가든이다. 7500㎡(약 2200평) 규모의 꽃 정원으로, 인근의 테마파크나 워터파크와 달리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꽃이 만발한 언덕에 홀로 서 있는 일명 ‘나홀로 나무’가 이곳의 명물이다. 겨울인 지금은 허허벌판이 됐지만 3월이면 다시 유채꽃의 노란 물결을 만날 수 있다.
“뭔 놈의 섬이 관광객 아니면 죄다 관광지”냐며 툴툴대던 조삼달이 “비장의 무기” 운운하며 찾아간 한적한 숲은 어디였을까. 구좌읍 안돌오름 자락의 휴양림 ‘비밀의 숲’이다. 너른 목초지와 편백숲을 품은 이곳은 2020년 문을 연 뒤 젊은 층 사이에서 스냅사진 명당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극 중 조삼달이 예비부부의 사진을 찍어주던 편백숲길이 인기 포토존으로 통한다. 휴양림 관계자는 “겨울은 입장객이 거의 드문 편인데, 드라마 방영 후 하루 약 300명 가까이 숲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거산군이 어디지?
한데 실제 부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추억의 빵집과 낡은 구멍가게와 전통시장 등 촬영지 대부분이 강원도 춘천에 몰려 있다. 부여농고 패거리가 활보하고 다니는 부여 읍내 풍경도 춘천에서 담았다. 닭갈비골목으로 유명한 춘천 명동거리를 비롯해 육림고개와 요선동 새거리, 소양고개길 등이다. 네 곳 모두 춘천을 대표하는 원도심으로 낡은 간판, 옛 정취가 생생히 남은 상점들이 지금도 골목마다 포진해 있다.
병태와 부여여상 퀸카 강선화(강혜원)의 데이트 장소도 춘천에 몰려 있다. 두 사람은 DJ박스가 있는 추억의 음악다방 ‘화양연화커피(석사동)’에서 처음 만나, 공지천 유원지에서 오리배를 탄 뒤, 시청 인근 롤러장에서 백스탭을 밟았더랬다. 촬영용으로 급조한 세트나 소품이 아니라, 실제 운영하는 공간들이어서 병태와 선화처럼 데이트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가 잘 들리는 드라마도 있다. 씨름을 소재로 한 청춘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다. 가상의 ‘경남 거산군’을 무대로 하는데, 특정 지역이 아니라 경상권의 해안 풍경을 두루 활용했다. 이를테면 경남 통영의 강구안과 서피랑 골목, 경북 경주의 양남항구 등이다.
주인공인 씨름 청년 김백두(장동윤)와 씨름부 관리팀장 오유경(이주명)이 사는 어촌 풍경은 전국구 일출 명소 통하는 포항 호미곶 일대에서 촬영했다. 호미곶항과 구만리, 대보방파제 등이다. 해파랑길 15코스가 지나는 구만리와 대보방파제 주변은 굽이굽이 이어지는 해안선과 정겨운 어촌 풍경으로 이름난 장소다.
포항은 최근 흥행 드라마를 연이어 배출하며 ‘K드라마 메카’로 뜨고 있다. 구룡포 근대 문화 역사 거리(일본인 가옥 거리)는 ‘동백꽃 필 무렵(KBS2)’의 촬영지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북구 청하면 청하시장을 주 무대로 했던 ‘갯마을 차차차(tvN)’도 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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