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이슈 빨리 대응하라"…與 '1992 옷' 곧장 반박했다

김기정, 김한솔 2024. 1.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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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부산 자갈치시장의 한 횟집에서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저녁 식사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 엑스 캡처

한동훈 비대위 출범 뒤 국민의힘의 이슈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17일 오후 논평을 통해 “한동훈 위원장의 맨투맨 옷 구입 시기에 대한 민주당 대변인의 억지 트집 잡기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사실관계를 먼저 알려드리자면 ‘꽤 오래전에 샀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부산방문을 위해 산 것’이냐는 (언론) 질문에 ‘그 전에 사서 입던 옷을 1992 의미가 부산시민들에게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에 가져가 입은 것’이라 답했다”고 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한 위원장은 자신이 입고 부산을 찾았던 ‘1992’ 맨투맨에 대해 스스로 ‘꽤 오래전에 사서 입고 다니던 것’이라 부연 설명을 했는데, 해당 상품은 고작 넉 달 전인 8월 말에 발매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민주당 비판 논평이 나온 시점은 오후 2시 52분이었는데, 국민의힘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3시 48분에 곧바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언론 대응 속도전은 한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최근 한 위원장을 만난 여권 고위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당이 명분 우위에 있는 이슈인데도 지나치게 신중하게 접근하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 민주당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대응 속도를 높이고 핵심만 간략히 전달하는 방향으로 이슈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당 체질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4일 국민의힘 소속인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5ㆍ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논란이 일자 한 위원장은 곧바로 엄정 대응 지시를 내렸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당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허 의장의 징계를 논의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당시 당 지도부가 5ㆍ18 폄훼 및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를 미적대다가 여론에 등 떠밀려 두달이 지나고서 징계한 것과 비교하면 대응 속도가 전광석화처럼 빨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일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과거 부산 사직야구장 방문 사진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이 2007-2009년 2년과 2020년, 두 번에 걸쳐 부산에 살았기 때문에 짧은 인사말에서 몇 줄로 축약해서 세세히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부산에서의 좋은 추억들이 많다고 밝혔다. 뉴스1

논란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하거나, 보도 뒤 곧바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경우도 늘었다. 한 위원장의 ‘부산 사직야구장 직관 논란’이 대표적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6월 부산고검으로 좌천됐을 때를 떠올리며 “괜히 센척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이었기 때문에 그 시절이 참 좋았다.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하고, 서면 기타학원에서 기타를 배우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 위원장이 부산으로 좌천됐던 시기엔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야구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퍼졌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8시 입장문을 통해 “인사말에서 몇 줄로 축약해서 세세히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부산에서의 좋은 추억들이 많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2008년 부산지검 근무 당시 사직 야구장에서 주황색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야구를 관전하는 ‘인증샷’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한 위원장이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게시물을 보내며 사실관계 정정을 위한 논평 대응을 지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2030세대를 겨냥해 “쇼츠(1분 이내)에 담길 수 있게 홍보물을 제작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한다. 이에 당 대변인들은 최근 2~5문장가량의 단문 논평을 ‘쇼츠 논평’이란 제목으로 선 보이고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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