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티켓 수백만원…"암표 시장 스며든 코인 투자심리"

김현정 2024. 1. 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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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링(재판매)하던 분들이 전부 암표 시장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과 똑같은 심리로 암표를 거래한다." 증가하는 대중가요계 암표 거래를 두고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내뱉은 말이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중음악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 방법은 없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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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부족·암표 문제 대책 세미나
"경기장·공원 행정적 지원 도움될 것"

"셀링(재판매)하던 분들이 전부 암표 시장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과 똑같은 심리로 암표를 거래한다." 증가하는 대중가요계 암표 거래를 두고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내뱉은 말이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중음악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 방법은 없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장 바깥에 설치된 조형물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종현 음공협 회장은 "미디어를 통해 암표 거래 가격이 공개되면 더 많은 사람이 뛰어드는 사실상의 촌극"이라며 "경제를 좀먹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3월 22일 시행되는 개정 공연법의 한계를 지적했다. 개정 공연법은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하지만 매크로를 이용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조직적 암표상 등도 있어 이에 대한 처벌이 여전히 회색지대로 남는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이 회장은 "매크로(사용자)는 암표 시장에 들어온 사람의 10~20%밖에 안 된다"며 "'부정 판매'라는 문구 자체가 애매하기 때문에 암표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백세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개정 공연법은 매크로 사용과 상습성, 영업성 등이 처벌 요건에 포함된다"며 "여기에 해당하지 않은 부분은 처벌 공백 상태로 회색지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벌금 상한이 1000만원인데, 20만원 표를 6배 프리미엄 붙이면 10장만 팔아도 1000만원이기 때문에 처벌이 두려워 판매를 그만두길 기대하긴 어렵다"며 "몰수, 추징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또 서울시 내 공연장 부족 문제를 언급했다. 현재 국내에는 고척돔(2만5000석)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하면 서울 시내 대형공연장이 전무한 상황이다. 그마저도 고척돔은 야구 시즌 외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월드컵경기장 역시 축구경기 외에는 잔디보호를 위해 대관에 어려움이 있다.

김은성 비이피씨탄젠트 대표는 "1만석 내외 KSPO돔에서는 2~3일 연속으로 공연을 올려야 손익분기점을 맞춘다"며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소음 민원이 엄청나고 잔디 훼손을 이유로 쉽게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윤순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이사는 "새로운 공연장을 만들려면 수년, 수천억 원이 든다"며 "빨리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장이나 공원 등에서 행정적 지원을 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중간)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중음악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방법은 없는가' 세미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음공협 제공. ]

이들의 의견을 두고 최수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사무관은 "불법적으로 티켓 매매수익을 얻는 행위와 관련해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암표 거래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경범죄처벌법은 오래됐고 공연법 개정에도 여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지한 만큼 공론화를 거쳐 입법, 정책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전날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 개막에 앞서 진행된 현장 간담회에서 "뮤지컬 암표와 밀캠 문제는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 취하고 지속적으로 공론화시켜서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최근 직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인 당근마켓과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나라를 통해 콘서트 티켓을 판매한다며 130여 차례 글을 올려 수억 원을 챙긴 30대가 실형을 받았다. 그는 2022년 5~8월에도 중고나라 게시판에 임영웅 콘서트 표를 판매한다고 글을 써 피해자를 유인한 뒤 80회에 걸쳐 2억1604만원을 가로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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