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인가요? 아파트입니다… 조경에 진심인 건설사들

강창욱 2024. 1.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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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브랜드 체험관 '래미안 갤러리'에 조성한 조경 공간 '네이처갤러리'. 삼성물산 제공


신축 아파트 조경 환경이 웬만한 공원 부럽지 않게 바뀌고 있다. 단지 내 보행로 주변으로 잔디와 나무 몇 그루를 심는 수준을 넘어 생태 연못과 인공 폭포 등을 다채롭게 조성하고 녹지 면적을 극대화해 단지 전체를 더욱 자연에 가깝게 꾸미는 추세다. 특색을 갖춘 정원과 테마형 놀이기구, 야외 카페를 곳곳에 배치하고 주변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조명으로 멋진 야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예술작품을 들여 미술관 같은 분위기를 내는 단지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말 세계조경가협회(IFLA)로부터문화∙도시 경관 부문 최고상(대상)을 받은 ‘네이처갤러리’는 소나무, 서어나무 등 자생종을 활용하고 자연스러운 식재 기법으로 실제 숲의 모습을 재현한 외부 조경 공간이다. 수생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연못을 조성해 폭우가 내렸을 때 빗물 수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브랜드 체험관 '래미안 갤러리'에 조성한 조경 공간 '네이처갤러리'.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러면서 다양한 동식물이 자라고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며 “네이처갤러리는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모티브로 지속가능한 조경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갤러리는 벤치와 다이닝 테이블 같은 휴게시설과 야간 경관을 고려한 조명 설계로 계절과 관계없이 주민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도록 했다고 한다. 동선과 시선을 막는 요소를 가급적 제거하고 자연스럽게 인접 공원과 이어지도록 해 주변 지역과의 연결성을 강화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조경은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 처음으로 구현됐다. 삼성물산은 최근 부산 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나서면서 네이처갤러리를 적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 단지 내 조경 시설.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도 조경에 ‘진심’인 건설사 중 하나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에 적용된 단지 조경은 도심 속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꾸미면서 현대미술관 같은 세련미를 가미한 사례다. 옥상 조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40% 넘는 생태면적률을 확보하고 영국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테마형 놀이터 ‘우리 아빠 놀이터’와 미디어 아티스트인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 박제성 교수의 미디어 문주 ‘더 게이트 탄젠트’ 등 유명 작품을 배치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에는 3D프린팅 기술로 구현한 어린이 놀이시설물 ‘토끼 놀이터’를 설치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비정형 구조가 주는 생동감과 주목도 높은 색감이 조형미를 이루는 시설물”이라며 “적극적인 활동성을 도모하면서 어린이 안전을 위해 마련된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힐스테이트 홍은 포레스트'에 3D프린팅 기술로 구현한'토끼 놀이터'. 현대건설 제공


디에이치 자이 개포 단지 조경과 토끼터는 지난해 말 IFLA 시상식에서 각각 공동주택 부문 우수상, 놀이터 디자인 부문 장려상을 받았다.

롯데건설은 ‘자연, 미술관 작품이 되다’라는 콘셉트로 아파트 단지를 꾸미고 있다. 지난해 7월 완공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단지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나무와 웅장한 바위, 이끼를 감상할 수 있도록 ‘이끼원’을 조성했다. 여기에 생태연못과 옥상정원 등으로 녹화면적률을 높이고 단지 전반에 다양한 수종을 심었다.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계절 정원을 꾸민 것이 특징”이라고 롯데건설은 설명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중앙광장에 자연 조경과 어우러지도록 조성한 티하우스 모습. 롯데건설 제공


단지 중앙광장 수경시설에는 석가산(돌을 쌓아 만든 산)과 폭포를 설치하고 검은 화강석 석재로 마감한 ‘거울 분수’를 배치했다. 롯데건설은 관계자는 “생태연못 수면에 비친 석가산과 나무들의 모습은 갤러리에 전시된 미술작품을 떠오르게 한다”며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각각 쉼과 자연을 소재로 한 권치규 작가와 김병호 작가의 작품도 설치했다. 단지 중앙에는 자연 풍경과 미술작품을 감상하며 차를 마실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대형 티하우스를 열었다. 이 조경은 지난해 11월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와 환경부, 서울시가 주관한 제14회 인공지반녹화대상 시상식에서 협회장상을 받았다.서울 송파구 ‘송파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울창한 수목으로 숲길을 만들고 그 아래 다양한 풀과 꽃을 심은 단지인데 친환경적 조경으로 인정받아 같은 달 한국생태복원협회가 주최한 제23회 자연환경대상 시상식에서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단지에 화강석을 활용해 조성한 수경시설 '아이파크 워터 오브제'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HDC현대산업개발은 물과 화강석을 활용한 조경물 ‘아이파크 워터 오브제’를 경기 수원 팔달구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에 선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변화와 차별성이 있는 공간 연출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새로운 형태를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데크로드(목재를 깔아 만든 길)를 연결해 단순히 바라만 보는 경관이 아니라 물의 흐름 속에 섞여 여유로움을 느끼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분양한 전북 군산 은파호수공원 인접 단지 ‘군산 레이크시티 아이파크’에는 시그니처 라운지, 카페테리아 가든, 레이크 워크 등으로 구성된 ‘네이처 플루이드 위드 가든’이라는 조경 공간이 조성된다. 카페테리아 가든은 테마 정원을 중심으로 복합 여가 공간이다. 레이크 워크는 단지를 순환하는 3개 산책로를 근린공원과 연결한다.

경기 안산 단원구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 내 조경공간 '돌과 빛의 풍경'의 티하우스 야경.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지난해 초 준공한 경기 안산 단원구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는 ‘돌과 빛의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조경 공간에 특화 조명을 적용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DEA에서 본상을 받았다. “탁월한 야경 감상이 가능한 지역 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 대우건설은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동서양 전통 명원 조성기법을 재해석한 조경 디자인 ‘더샵 백년명원’을 개발해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굿디자인(GD) 시상식에서 GD 인증을 받았다.

DL이앤씨는 지난해 9월 분양한 인천 서구 원당동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에 자사 프리미엄 조경 브랜드 ‘드포엠’을 적용할 계획이다. 드포엠 파크를 단지 중앙에 조성하고 그린카페, 잔디마당, 수경시설을 설치한다. 미스트 분사 시설을 갖춘 ‘미스티 포레’를 포함해 글램핑 가든, 아트 가든 등 네 가지 정원을 구상 중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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