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트럼프 당선' 맞춘 구글트렌드…이번엔 헤일리 가리켰다

강태화 2024.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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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우세로 점쳐졌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7년 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했던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후보 경선의 출발지 아이오와에서 헤일리 후보의 수치가 트럼프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후보가 지난달 11일 아이오와주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니키 헤일리, 디샌티스 등 공화당 유력 후보에 대한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의 구글 트렌드 수치를 전국의 수치와 비교한 결과 선거가 다가온 두 곳의 여론 동향은 전국 평균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는 각각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의 첫 코커스(15일)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ㆍ23일)가 열릴 예정이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 키워드 추세를 실시간으로 수치화한 자료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주요 언론들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47% 대 43%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거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클린턴의 당선 확률이 86%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고, 이를 정확히 예측한 것은 구글 트렌드가 유일했다.

이번 공화당 후보의 전국 기준 구글 트렌드 지수는 최근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7일간을 기준으로 한 트럼프·헤일리·디샌티스 등 세 후보의 전국 지수는 각각 67ㆍ9ㆍ7를 기록했다. 100이 가장 강한 관심도를 나타내고 0은 관심이 적다는 것을 의미다. 이 수치는 최근 ABC의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트럼프 61.8%, 디샌티스 12.1%, 헤일리 11.2%의 기록과 유사하다.

중앙일보가 10일(현지 시간)을 미국 전국의 공화당 주요 후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사를 나타내는 구글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니키 헤일리, 디샌티스 후보는 각각 67, 9, 7 포인트를 보였다. 이는 압도적 대세론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되는 기존 여론조사와 유사한 형태를 지닌다.


반면 경선이 임박한 곳은 차이를 보였다. 첫 코커스가 열리는 아이오와의 구글 트렌드 수치는 트럼프·헤일리·디샌티스가 각각 10ㆍ30ㆍ2, 첫 프라이머리 지역인 뉴햄프셔는 42ㆍ19ㆍ5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과는 달리 아이오와에선 헤일리가 트럼프가 앞섰고, 뉴햄프셔에선 트럼프와 헤일리의 격차가 줄었다. 유권자들의 관심도를 반영한 구글 트렌드의 여론 예측이 다시 적중한다면 이 지역에서 압도적 과반 득표를 통해 대세론을 이어가려는 트럼프의 선거전략에 차질이 올 수 있다.

중앙일보가 10일(현지 시간)을 미국에서 첫 코커스가 치러지는 아이오와 주에서 공화당 주요 후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사를 나타내는 구글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니키 헤일리, 디샌티스 후보는 각각 10, 30, 2 포인트를 보였다. 이는 압도적 대세론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되는 기존 여론조사와는 차이가 난다.
중앙일보가 10일(현지 시간)을 미국에서 첫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뉴햄프셔 주에서 공화당 주요 후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사를 나타내는 구글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니키 헤일리, 디샌티스 후보는 각각 42, 19, 5 포인트를 보였다. 이는 압도적 대세론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되는 기존 여론조사와는 차이가 난다.

헤일리 후보의 약진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 CNN의 뉴햄프셔 지방의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후보는 32%의 지지를 받으며 39%인 트럼프에 불과 7%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헤일리에 이어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12%),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8%), 디샌티스(5%) 순이다.

이 가운데 CNN 조사에서 12%의 지지율을 얻은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했다. 그는 대표적 반(反)트럼프 성향 후보로, 워싱턴포스트는 그의 사퇴와 관련 “크리스티는 사퇴 결정과 관련해 헤일리와 대화를 나주지 않았다”면서도 “헤일리가 더 넓은 길을 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당장 CNN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헤일리와 크리스티의 지지율 합계는 44%로, 39%인 트럼프를 넘어선다.

당내 경선 돌입을 앞두고 니키 헤일리 후보의 추격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CNN의 여론 조사를 가짜뉴스(Fake News)라고 주장하며, 이를 인용해 보도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 대해서도 비난을 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아이오와주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I

트럼프는 또 1972년 헤일리가 태어날 당시 인도 출신인 그의 부모가 시민권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헌법상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음모론 사이트 ‘게이트웨이 펀딧’의 주장을 자신의 SNS계정에 퍼날랐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미국 태생인 헤일리는 태어날 때부터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과거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 태생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하와이 출생증명서를 공개하면서 거짓 주장이 탄로난 적 있다. 2016년 공화당 경선 때는 미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이던 경쟁 후보를 향해서도 피선거권 시비를 걸기도 했다.

보스턴대 장승모 교수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미국의 선거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전직 대통령 트럼프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우세인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구글 트렌드 등에서 아직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대중의 관심과 인지도 상승효과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도 예상 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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