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코를 아시나요?" 꼬마 건축사들이 집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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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서산 건축사 모임에서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브리코를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집을 짓기 위해 잠시 건축사가 되어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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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향 기자]
▲ 브리코 강사 최경화씨 . |
ⓒ 최미향 |
어느날 서산 건축사 모임에서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세계적인 건축사들이 자신의 집과 삶을 보여주는 영화 <건축사가 사는 곳> 상영 문자였다. 여덟 명의 건축사들은 과연 자신의 집을 어떻게 디자인하며 살아갈까 호기심이 발동하여 늦은 밤까지 진지하게 잘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잡지를 넘기다가도 특이한 건축양식이 눈에 띄면 당시 봤던 건축물이 떠오르면서 다음 페이지를 잊고 시선을 고정했다. 마치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상을 하며.
그러다 지난 주말, 추운 날씨에 이름도 생소한 브리코 강사 최경화씨를 만났다. 꼬마 건축사들과 함께하는 그녀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 든 것은 1~2cm 크기의 다양한 친환경 황토 미니 벽돌 브리코였다.
너무 앙증맞아 그녀를 건너다보자 아이들과 건축 수업을 하다 급하게 뛰어왔다며 빨갛게 물든 볼을 양손으로 비비며 말했다.
▲ 브리코로 만든 작품 . |
ⓒ 최경화 |
- 브리코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
"먼저 물어보고 싶어요. 혹시 브리코 아세요? 많은 분이 브리코라고 하면 그게 뭐예요? 하고 다시 물으시더라고요. 브리코는 건축 블록이에요. 우리는 플라스틱이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브리코는 아녜요. 친환경 소재로 만든 천연 황토거든요.
남녀노소 할 거 없이 창의적인 황토 블록 건축. 요즘 우리 아이들 산만하다, 끈기 없다 하시죠. 브리코를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집을 짓기 위해 잠시 건축사가 되어보는 거예요. 미적·실용적 감각을 보태 건물을 쌓아 올리다 보면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죠."
- 친환경 브리코라는데 재료는 주로 어떤 건가요?
"브리코에서 시멘트 역할이 모르타르예요. 환경에 해가 없는 황토를 이용해 만든 황토벽돌과 접착제 역할의 모르타르인 옥수수 전분가루, 고운 모래예요. 모르타르로 벽돌과 벽돌을 붙여나가는 수업이죠.
해체도 쉬워요. 벽돌을 물에 담그면 모르타르가 물에 녹아 풀어지죠. 그걸 깨끗이 씻어 벽돌을 말리면 재활용하여 다시 쓸 수 있구요. 아이들이 마음껏 만져도 해가 없죠. 자연환경에 이만한 것도 없을 듯해요."
- 브리코를 배운 계기는 무엇일까요.
▲ 브리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모습 . |
ⓒ 최미향 |
-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예요?
"강사들에겐 뭐 있나요.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 속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죠. 요즘은 스마트폰에 빠져 지내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브리코를 하는 아이들은 좀 다른 거 같아요. 휴대폰 대신 손으로 조물조물하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도안을 보며 직접 벽돌을 쌓아 이쁜 집도 만들고 자동차, 기차, 첨성대 등 다양한 건축물을 만들어요. 그럴 때마다 참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죠. 나중에는 도안 없이도 만들고 싶은 집에 정원, 심지어는 동물들까지 척척 만들어 완성한다니까요.
'선생님 힘들지만 너무 재밌어요. 다음에는 우리 할머니 집 만들어 드릴 거예요'라는 말을 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브리코에 대한 애착심이 완전 뿜뿜 올라오기도 하고요(웃음)."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소박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실천해야 할 때잖아요.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재활용할 수 있는 수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공간지각능력, 창의력, 집중력을, 시니어에게는 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치매에도 도움이 되는 브리코를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어요. 특히 우리 지역에 계시는 어르신들과 장애인분들에게 브리코를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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