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 활용 둘러싼 갑론을박…셔틀열차·KTX 운행중단

장선욱 2024. 1. 1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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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지자체, 시민단체 의견 분분.

‘3단계 개발’ vs ‘달빛철도·경전철’ vs ‘푸른길 조성’.

광주역~광주송정역을 하루 30회씩 오가던 셔틀열차가 지난달 운행 중단에 들어간 것을 계기로 쇠락한 광주역 개발 방안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불거지고 있다.

KTX가 2016년 말부터 광주역과 15~16㎞ 떨어진 광주송정역에만 정차하게 된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 광주역 활용에 대한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10일 광주역 3층 무등산실에서 ‘광주역 개발 추진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기 위한 주민간담회를 가졌다. 조 의원은 선거법에 따른 의정보고 마지막 시한인 이날 간담회를 열고 1단계 국가혁신지구, 2단계 달빛철도 건설, 3단계 KTX·SRT 광주역 진입 등 3단계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광주역을 주거·복지·문화 등이 결합한 창업혁신 거점으로 조성하는 국가혁신지구 시범사업 지정을 2020년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으로 끌어냈다”며 “이를 위한 코레일 철도부지 1만4000㎡ 매입도 지난해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KTX가 진입하지 않으면서 광주역은 철도역 위상을 대부분 잃었고 인근 도심 공동화도 심각해졌다”며 “오는 2027년부터 호남선에서 증편되는 KTX·SRT만 광주역에서 정차하도록 허용하면 창업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고 역세권 개발도 저절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권 최대의 창업 특화구역이자 ‘광주형 실리콘밸리’로 육성될 광주역 일대에 수도권과 2시간대로 연결되는 KTX·SRT 쾌속 운행이 더해지면 광주역의 기능과 역할이 복원되고 인근 상권도 되살아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광주시는 광주역 활성화와 동서화합의 상징인 달빛철도를 전제로 한 조 의원의 3단계 방안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광주역~광주송정역을 잇는 광주선 철도 지하화와 부산과 연결되는 경전선 전철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는 서대구와 1시간대로 연결되는 달빛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원도심 부활의 구심점이 될 광주선 지하화에 따른 상부 구역 개발, 순천역까지 이어지는 경전선 전철화를 동시에 추진해 지역의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발의된 특별법에 따라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달빛고속철도는 총 198.8㎞ 구간이다. 지역 균형개발의 초석이 될 달빛철도는 광주 송정, 전남 담양, 전북 순창·남원·장수, 경남 함양·거창·합천, 경북 고령, 서대구 등 영호남 6개 광역 지자체와 10개 기초 지자체를 골고루 거친다.

광주역~순천역 121.5㎞ 구간 선로를 신설·개량해 경전철을 운행하자는 방안은 부산까지 이어지는 경전선의 유일한 비전철 노선이라는 점에서 올해 들어 기본설계가 진행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광주역과 광주선 철도가 ‘도심을 관통하는 거대 장애물’에 불과할 뿐 아니라 소음, 진동, 분진 등의 민원이 적잖다며 현행 광주선 철길을 폐선해 제2의 푸른길 등 녹지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의 통폐합론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광주 도심의 장기적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시민적 토론과 합의를 거쳐 100년 넘게 계속된 광주 도심의 광주선 열차 운행을 멈추고 기존 푸른길과 이어지는 시민 휴식공간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미다.

2002년 폐선된 광주역~동성중 철도 구간에 수년간에 걸쳐 푸른길을 조성한 사례처럼 1922년 개통된 광주역~광주송정역 철도를 향후 걷어내고 녹색지대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주선 지하화는 현재 교통상황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 과제로 남겨둬야 한다”며 “철도교통 여건을 개선하는 데만 매몰되지 말고 광주역과 광주선 철도를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공론화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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