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지원이나 말지”…고대 의대 초유의 ‘미달’ 사태 이유는

이유리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6@mk.co.kr) 2024. 1. 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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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고대 의예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수시 미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인기 학과로, 의대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더 상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고려대 의대에서 62명 모집에 미충원 8명이 발생했다. 전체 정원의 12.9%가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남은 인원은 정시로 이월된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이월된 인원은 없다.

고대 의대의 ‘미달’ 사태는 매우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의대 쏠림’ 현상이 의대에서도 더욱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전에는 수험생이 수시 원서 6장을 여러 학과에 나눠 배분해 지원했다면, 올해는 대부분을 의대에 몰아넣어 결과적으로 의대 간 중복 합격이 많아졌을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대 의대를 붙었는데 안 온 학생들은 더 좋은 상위권 의대에 동시에 합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같은 의대여도 상위권 의대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앞으로는 상위권 대학이어도 수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과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수시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인기학과, 의대에서도 상위권 의대로 쏠리게 된다. 더군다나 2025년에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지방권 의대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으로 동결돼 있던 의대 신입생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Y, 수시로 337명 못 뽑아
상위권 의대 쏠림 현상에 이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스카이)’ 대학의 수시 전체 미충원 인원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 총 337명(인문계 140명ㆍ자연계 189명)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이는 수시 전체 선발인원의 4.9%에 해당한다. 지난해(318명)보다 19명이 늘었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48명(2.2%), 연세대 197명(9.2%), 고려대 92명(3.5%)을 각각 뽑지 못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은 3개 학교를 통틀어 자연계가 189명으로, 인문계(140명)보다 많았다.

서울대에서는 응용생물화학부가 5명을 충원하지 못해 정시로 이월한 인원이 가장 많았다. 올해 신설된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에서도 미충원 인원이 3명 있었다.

연세대는 융합 관련 학부 미달률이 높았다. 연세대 융합인문사회과학부(HASS) 미달 비율은 60%(137명 중 82명), 연세대 융합과학공학부(ISE)도 39.4%(71명 중 28명)에 달했다. 해당 학부는 수시 전형별로 분산해 뽑지 않고 학생부종합(국제형)으로만 선발하는 유일한 곳이다. 국내 고등학교와 외국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이나 졸업생, 검정고시 합격생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다. 다만 영어 면접을 보기 때문에 해외 경험이 있는 학생이나 외고·국제고 학생들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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