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번이 공개소환에 사생활 유출… 도마 오른 ‘연예인 마약’ 수사

이가현,김민 2023. 12. 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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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의혹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48)씨의 사망을 계기로 연예인 마약 사건 수사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경찰 출석 시 매번 포토라인에 서거나 수사 과정에서 혐의 사실은 물론 내밀한 사생활 정보까지 유출되는 행태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송준섭 인천경찰청 수사부장은 "(이씨 측의) 비공개 출석 요청은 없었고 비노출 출석으로 이해되는 지하주차장 출석 요청 사실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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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선균 사망 책임론 불거지자
“안타까워… 수사는 적법하게 진행
주차장 출석 요청했지만 안전 우려”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지난 11월6일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앞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마약 의혹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48)씨의 사망을 계기로 연예인 마약 사건 수사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경찰 출석 시 매번 포토라인에 서거나 수사 과정에서 혐의 사실은 물론 내밀한 사생활 정보까지 유출되는 행태는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짧은 동영상, SNS 등을 통해 연예인 관련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통·소비되는 환경을 고려해 수사 및 보도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씨 사망에 대한 경찰 책임론이 불거지자 수사를 담당한 인천경찰청은 28일 브리핑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고인의 사망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족들에게도 깊은 위로 말씀드린다”면서도 “수사는 구체적 제보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씨 측은 지난 26일 경찰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하며 해당 조사일에 비공개 소환을 요구했으나 경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준섭 인천경찰청 수사부장은 “(이씨 측의) 비공개 출석 요청은 없었고 비노출 출석으로 이해되는 지하주차장 출석 요청 사실은 있다”고 했다. 일정 자체를 경찰이 외부에 공개한 적은 없고, 다만 기자나 외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출석하고 싶다는 이씨 측의 요구는 있었다는 얘기다.

송 수사부장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해서 올라가도 건물 구조상 노출되지 않을 수 없고, 지하주차장으로 이동시 취재진의 안전사고 우려도 있어서 이전처럼 출석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씨 측도 알겠다며 수용했다는 것이다. 공인의 경우 수사기관 출석 시 포토라인에 서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다.

이씨 수사 과정을 두고 범죄 혐의가 확정되기 전 피의사실이 외부에 공표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통상적으로 피의사실공표는 국민의 알 권리 측면에서 공익적 가치가 크고, 사안이 중대한 경우 제한적으로 이뤄지도록 돼있다. 하지만 연예인 마약 사건의 경우 대중의 관심이 크다는 이유로 실제 공보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공개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이씨의 경우, 마약 의혹과 무관한 사생활 관련 정보의 유출이 심각했다. 마약을 함께 투약했다는 의심을 받는 유흥업소 실장과의 통화 등 사적인 대화가 여과 없이 노출됐다. 마약 정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가운데 마약 혐의와는 무관한 개인간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이씨는 심리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마약 사건 전문 안형준 변호사는 “변호인도 모르는 사실이 먼저 보도될 정도로 피의사실공표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는 피의자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비판했다. 물증 확보가 쉽지 않은 마약 수사의 특성상, 수사기관이 피의사실을 흘려 여론을 몰아가고 평판을 중시하는 연예인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관행과 언론 공보준칙 같은 것을 되짚어봐서 문제가 있다 싶으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가현, 인천=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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