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는 편한데…약국 찾아 삼만리

박진석 2023. 12. 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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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를 받은 뒤 약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약국들이 조제를 거부하고 있어서 약을 못 탔어요."

A씨는 "처방전을 받아도 약국에서 조제를 안 해주니 인터넷으로 근처 약국 검색해서 일일이 처방이 가능한 곳에 전화를 돌리는 등 언제 이렇게 다 하고 있느냐"며 "약 수령이 쉬워지지 않으면 앞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데 제약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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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약 없거나 조제 거부 약국 증가
약 수령 불편 커 비대면 진료 난항
서울 종로구 약국 밀집 지역 모습. ⓒ뉴시스

“비대면 진료를 받은 뒤 약 처방을 받아야 하는데 약국들이 조제를 거부하고 있어서 약을 못 탔어요.”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비대면 진료로 받은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가면 처방전 자체를 안 받는다”며 “처방전 받아주는 약국을 일일이 찾는 것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휴 동안 동네 병원이 문을 열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았는데 약은 처방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5일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기 위한 연령이나 지역, 질환 종류 등의 제한을 완화했다. 6개월 이내에 대면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기존 만 18세 미만으로 한정했던 야간·휴일 비대면 진료 대상자 연령 제한도 풀었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토요일 오후 1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야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에는 연령 구분 없이 누구나 사실상 초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비대면 수요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다는 평가가 많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이 시행된 15일 이후 16∼17일 주말 동안에만 진료 요청 건수가 4000건을 넘었다. 전주인 3∼9일 일주일간 요청 건수가 하루 평균 190명꼴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약 조제나 처방 등이다. 약국에 대체 약이 없다거나 처방전 자체를 거부하는 등 ‘약국 뺑뺑이’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처방전을 받아도 약국에서 조제를 안 해주니 인터넷으로 근처 약국 검색해서 일일이 처방이 가능한 곳에 전화를 돌리는 등 언제 이렇게 다 하고 있느냐”며 “약 수령이 쉬워지지 않으면 앞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데 제약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비대면 진료 기준을 완화해 의료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정부 취지에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또 진료를 비대면으로 볼 수 있는 만큼 대책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도 약도 배송을 통해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수요 역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약은 ‘약사법’ 제50조 1항인 ‘약국개설자 및 의약품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아니 된다’에 따라 본인 또는 대리인이 약국을 직접 방문해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다. 약 배송을 위해서는 약사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의료계·약계는 약물 오남용 등 가능성이 커지는 점을 근거로 들며 거듭 반대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비대면 진료를 두고 긴급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의료접근성이 발달한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의료기관과 약국을 방문해 제대로 된 진단과 조제를 통한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약사법 개정과 관련해 많은 이견이 있기 때문에 사전 조율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약 배송을 위한 약사법 개정은 현재도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없다”며 “약계와 관련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어 사전조율이 더 필요하다. 앞으로 약 배송에 대해 환자, 소비자단체 의견뿐 아니라 약계나 기타 전문가 의견을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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