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30년만에 가장 추운 동짓날…토요일 낮부터 풀린다

천권필 2023. 12. 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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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치는 21일 오전 제주시 용담동 거리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뉴시스

21일 매서운 북극 한파의 위력에 전국적으로 냉동고 수준의 극한 추위가 몰아쳤다. 절기상 동지(冬至)인 22일에도 역대급 한파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영하 14.4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칼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22.3도까지 떨어졌다. 서울 중구에서는 오전 한때 체감온도가 -25.8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원 고성군 향로봉은 체감온도 -38.5도, 강원 철원군 임남면은 -36.7도 등 경기·강원 북부는 체감 -30도를 밑도는 극한 한파가 나타났다.

한낮에도 서울의 체감온도가 -10도를 밑도는 등 강추위가 이어졌다. 이에 중부 대부분의 지역에는 전날 밤부터 이틀째 한파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30년 만에 가장 추운 동짓날 될 듯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을 비롯한 내륙 대부분 한파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 고드름이 얼어있다. 2023.12.21. kch0523@newsis.com
동지인 22일에도 북극 한파의 위력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과 비슷한 -15도, 체감온도는 -21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 파주와 강원 철원의 경우 기온이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일부 지역은 전날보다 한파의 기세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번 한파는 역대급 동지 한파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30년 동안 동짓날에 서울의 기온이 -10도 밑으로 내려간 건 두 차례밖에 없었다. 그중 가장 추웠던 동짓날은 지난해 12월 22일로 -11.3도를 기록했다. 그만큼 이번 북극 한파의 위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한파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건 북극 등 북쪽 지역으로부터 한파의 '연료'라 할 수 있는 냉기가 지속해서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강추위는 토요일인 23일 아침까지 이어지다가, 낮부터 차차 기온이 오르면서 풀릴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찬 공기가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내일(22일) 새벽까지는 북쪽에서 한파의 연료가 계속 주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찬 공기가 내려오는 길, 즉 한기의 축이 우리나라 동쪽으로 빠져나간 이후부터 한파도 조금씩 약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 50㎝ 이상 눈 쌓여…내일까지 함박눈


21일 오전 전북 김제시 만경읍의 한 주택에서 소방대원들이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서해안을 중심으로는 이틀째 함박눈이 내려 쌓이고 있다. 한파를 몰고 온 북풍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 위를 지나면서 해기차(해수면과 대기의 온도 차)로 인해 계속해서 눈구름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충남 서해안과 전라 서부, 제주도를 중심으로 대설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1~5㎝의 눈이 내리는 곳이 있다. 제주 삼각봉은 53.7㎝, 전북 군산(말도) 44㎝, 충남 서천(춘장대) 31.9㎝의 적설량을 기록 중이다.

기상청은 “내일(22일)까지 충남 서해안과 전라 서부, 제주도를 중심으로 매우 많은 눈이 내리겠고, 오늘(21일) 늦은 밤에는 경기 남부 서해안과 충남 내륙, 충북 중·남부, 전라 동부에도 한때 눈이 내리겠다”며 “많은 눈으로 인해 차량이 고립될 가능성이 있고, 무거운 눈에 의해 축사나 비닐하우스, 약한 구조물 붕괴될 수 있으니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5일 서울 등에 눈 내릴 수도…화이트 크리스마스 보나


21일 대설경보가 내려진 전북 부안군 도심이 눈으로 뒤덮여 있다. 부안군 제공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한파가 물러가고 평년 수준의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리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민간 기상업체인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서해에서 유입되는 눈구름대의 영향으로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북쪽의 기압골이 지나는 25일에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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