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확장하는 깪의 발칙한 상상 #데코데코
Q : ‘깪’을 대변하는 작품
A : 손에서 영감받아 만든 ‘핸드백’. 손가락마다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가방인데, 어깨에 걸치는 버전과 손으로 드는 버전으로 나뉜다. ‘신체 일부가 돌연변이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거대한 손을 떼어 작은 손으로 쥐고 다니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렇게 손 모양 인형을 만들고 손잡이와 주머니를 추가했더니 가방이 탄생했다. 올겨울 리뉴얼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니 기대하시길.
Q : 〈엘르 데코〉와 함께하는 전시 〈데코·데코: 리빙룸 아케이드〉에서는
A : 기존에 선보였던 설치미술 작품 ‘탠저블 웹(Tangible Web)’의 확장 버전을 선보인다. 천장에 원단으로 제작한 손들이 길게 내려와 관객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설치미술 작업으로, 촉수가 달린 비밀 통로와 멜로(Melo) 소파를 추가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할 예정이다.
Q : 당신의 작품으로 이뤄진 방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A : 어린 시절의 나를 초대하고 싶다. 외동이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물건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 네 발 달린 침대, 말하는 의자 등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상상 속 친구들이었다.
Q : 당신이 경험한 가장 놀라운 공간
A : 바르셀로나에 있는 안토니 가우디의 카사 빈센스(Casa Vicens), 카사 밀라(Casa Mila), 구엘 공원(Park Gu¨ell).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유기적이고 생기 넘치는 건물이 환상적으로 다가왔다.
Q : 요즘 당신을 몰입으로 이끄는 것
A : 신체 감각의 다양한 사용법. 딱딱한 키보드나 스마트폰 액정만 두드리다 보니 촉감적으로 자극될 일이 많이 없다. 기술 발전과 정보의 가상화로 인간의 신체 감각은 점점 퇴화하는 것 같다. 가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돌보는, 가상과 현실의 밸런스를 맞추며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
Q : 자신의 고유함을 위해 오래도록 잃고 싶지 않은 것
A : 동심. 어릴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하기 때문에 오감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접한다. 반면 지금은 많은 상황을 이미 접했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관점이 좁아진 것 같다. 열린 생각으로 동심을 유지하고, 어른과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 삶을 담는 공간에 예술이 필요할까
A : 예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같은 상황도 색다르게 보면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나도 저런 것을 만들어봐야지 혹은 해봐야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예술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통해 본인의 예술을 꺼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이미 예술가니까.
깪의 인스타그램 @kkekk____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