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외주’ 주면서 전통 자개 디자인… 경단 극복했죠”

구정하 2023. 12. 1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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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연간 약 2500만원에서 2년 뒤인 올해 1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린 회사가 있다.

자개 특수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두리가온'이라는 작은 기업이다.

작은 사업장에서 시작해 2년 만에 매출 규모를 4배로 키워 연매출 1억원을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 대표는 2010년대에 회사를 그만두기 전, 당시 금액으로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던 '고소득' 디자이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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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만난 사람들] 이정옥 두리가온 대표
이정옥 대표가 지난 11일 경기도 양주시 두리가온 사무실에서 머그잔에 자개 무늬를 인쇄한 전사지를 붙이고 있다. 두리가온은 이 대표가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뒤 10여년 만에 경력을 잇기 위해 세운 자개 디자인·인쇄 전문 회사다. 양주=최현규 기자


2021년 연간 약 2500만원에서 2년 뒤인 올해 1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린 회사가 있다. 자개 특수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두리가온’이라는 작은 기업이다. 작은 사업장에서 시작해 2년 만에 매출 규모를 4배로 키워 연매출 1억원을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작은 기업의 성공기는 흔하다. 하지만 10년간 경력단절을 지나온 전업주부가 일으킨 회사라고 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15년을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0년은 엄마로 지내온 이정옥 두리가온 대표는 다시 사업가로 변신해 ‘성공한 경단녀’의 삶을 펼쳐내고 있다. 여성창업가로서 탄탄하게 사업을 일궈가고 있는 이 대표를 지난 11일 경기 양주시 두리가온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2010년대에 회사를 그만두기 전, 당시 금액으로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던 ‘고소득’ 디자이너였다. 그런데 아이를 중학교 2학년까지 기르고 돌아오니 시장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이 대표는 “예전에 일을 할 때에는 국내에 도자기나 유리를 생산하는 업체가 많아 가만히 있어도 일이 들어오는 구조였는데, 일을 쉬는 동안 저가 수입 그릇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일거리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남들은 따라하지 못할 경쟁력 있는 기술이 필요했다. 그는 “최근 BTS가 인기를 얻는 등 한국 문화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보고 한국의 전통적인 자개 무늬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진짜 자개 같은 입체감과 색깔을 살리기 위해 수년간 개발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인쇄업체의 인력까지 그간 투입한 노력을 인건비로 환산하면 수억원대라고 한다.

이 대표의 성공을 만든 것은 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습관이다. 그는 출산 전 디자인을 할 때엔 30여명의 동료 중 혼자 매킨토시를 배워 컴퓨터 작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남들은 손으로 그리는데, 나 혼자 디지털로 작업을 하니 같은 시간에 10배가 넘는 작업을 해낼 수 있었다”며 “당시에 같이 일하던 동료 중 디자인 업계에 남은 것은 나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매일 2시간씩 시간을 내 새로운 것을 배운다.

최근엔 챗GPT 등 인공지능 기술을 배워 일에 활용하고 있다. “사업계획서를 쓰거나 시장을 조사할 일이 많은데, 직접 하면 일주일을 꼬박 매달려도 힘든 일을 AI는 몇 분 만에 뚝딱 해낸다”며 “AI에 ‘외주’를 준 덕에 1인 기업이지만 2~3인의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나온 뒤 수입이 줄고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이 대표는 아이를 위해 일을 쉰 것을 좋은 선택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어릴 때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탓에 꼭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지금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줄이게 됐지만, 이제는 아이가 오히려 엄마의 일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웃어 보였다.

양주=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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