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잡으려다 17명 사상…檢, 낚싯배 선장·예인선 항해사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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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적용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문어 등을 잡으려던 낚싯배가 예인선과 충돌해 4명이 숨지고 14명(선장 포함)이 다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낚싯배 선장과 예인선 항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12일 "업무상 과실치사상·과실선박전복 혐의로 낚싯배 선장 A씨(54)를 지난 7일 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예인선 항해사 B씨(70)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통신 장비 등을 통해 충돌 위험성을 확인하거나 감속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상자 17명이 발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안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22일 오전 5시57분쯤 부안군 위도면 하왕등도 동쪽 1.6㎞ 해상에서 선장 A씨를 비롯한 18명이 탄 낚싯배(7.93t)가 예인선과 충돌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낚싯배가 전복되고, 예인선 일부가 부서졌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B씨는 200m 길이 예인줄로 모래를 실은 부선을 끌고 있었다. 검찰은 A씨 낚싯배가 예인선과 부선 사이를 지나가다가 예인줄에 걸려 뒤집힌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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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사망…"선장도 다쳐 입원"
부안해경은 사고 당일 오전 6시29분쯤 사고 해역에 구조선을 급파, 인근 조업 어선 4척과 함께 낚싯배 승선원 18명 전원을 구조했다. 당시 승선원들은 바닷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고, 일부는 배 위에 올라가 있었다. 이 중 남성 4명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해경은 헬기 2대를 동원해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나머지 14명은 저체온증과 골절·타박상 등을 호소했다.
조사 결과 A씨 낚싯배는 사고 당일 오전 4시30분쯤 부안 격포항에서 출항했다. 돔·우럭 등도 잡지만, 문어가 주 타깃이었다고 한다. 낚싯배에 탄 18명 중 부안에 주소를 둔 사람은 선장을 비롯해 3명이고, 나머지 15명은 경기·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왔다. 이들 중엔 부부도 포함됐다.
이 사고를 두고 "일출 전이라 사방이 어두운 데다 날씨까지 추워 인명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어민들은 "밤에 예인줄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선장 A씨도 구조 대상자 18명 중 1명이었고, 실제로도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며 "사망자가 다수인 데다 낚싯배가 과속한 점 등 과실 경중을 따져 A씨는 구속했고, B씨는 고령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부안=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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