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거부 시도도 못 한다…서울시, 연말 심야택시 태우기 작전
지난 8일 오후 11시 45분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9번 출구. 노란색 풍선 간이 간판에 ‘택시 타는 곳’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서울시가 지난달 30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임시 택시 승차대다.
승차대 주변엔 서울시 공무원과 시 택시조합 관계자 등 10여명이 경광봉을 흔들고 있었다. 모두 등 쪽에 ‘교통지도’ 등 글귀가 적힌 형광 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들은 “택시 타실 건가요”라고 말하며 안내하거나 택시가 승차대로 진입할 수 있게 유도했다.
임시 승차대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약 150m 거리에 택시 10여대가 승객을 기다렸다. 안내를 받은 시민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택시에 올랐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잡을까 하다가 눈앞에 (승차대가) 보여서 바로 탔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연말연시 심야 택시 승차난 대책
승차 거부도 단속한다. 단속반 86명은 지난 4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시내 곳곳에서 활약한다. 이날 단속 현장에 나온 서울시 교통지도과 직원은 “서울시‧업계 관계자가 조끼를 입고, 곳곳을 순찰하니 택시 기사가 승차를 거부하거나 (승객을) 골라 태울 시도조차 못 한다”고 말했다. 단속에 한 번 걸리면 과태료 20만원과 경고 처분을 받는다. 2차는 과태료 40만원과 택시 운전자격 정지 30일, 3차는 과태료 60만원에 더해 택시 운전자격이 취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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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 대비 부족한 심야 택시
그러나 심야시간대에 운행하는 서울 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여전히 부족하다. 시에 따르면 심야시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2시)대 서울 지역 시간당 평균 택시 운행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2만1617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만6566대)보다 5000대가량 줄었다. 고령의 개인택시 기사가 야간보다는 주간 운행을 선호하는 점, 배달업계 이직 등으로 인한 법인택시 기사 감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시는 카카오‧타다 등 택시 플랫폼사와 협력해 심야 택시 운행을 유인하기로 했다. ‘UT’(우티)나 티머니 ‘온다’는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운행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이를 통해서 심야 운행 택시를 2500대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한다. 리스제는 법인택시 회사가 운송사업 면허와 차를 택시 기사에게 임대하고, 일정 금액을 임대료로 받는 방안이다. 앞서 리스제 시범 도입이 거론됐으나, 개인택시 종사자 등 이해관계자 사이 견해차가 커서 지난해 12월 논의가 보류됐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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