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한 로큰롤 감성이 느껴지는 셀린느의 톰보이

자유분방한 로큰롤 감성과 조우한 셀린느의 톰보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촬영한 셀린느 2024 서머 컬렉션.

지난 10월 20일 셀린느의 2024 서머 여성 컬렉션이 공개됐다. 파리의 유서 깊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촬영된 영상을 통해 공개된 이번 뉴 컬렉션의 키워드는 바로 ‘톰보이’! 톰보이는 에디 슬리먼의 상징, 인디 슬리즈 코드에 내포된 중성적 매력을 끌어올리는 매개체가 됐다. 또한 그의 디자인 인생 내내 창작의 원천이 된 음악 역시 영감으로 작용했다. 한편 쇼의 배경이 된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 기관 중 하나로 중세 이후 프랑스 왕실 문헌 컬렉션을 보관해온 곳이다. 12년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새로이 문을 연 시점에 맞춰 셀린느의 쇼가 열린 것. 이 의미 깊은 장소에서 인디 일렉트로닉 음악 신의 영향력 있는 밴드 엘시디 사운드시스템의 ‘Too Much Lov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런웨이가 펼쳐졌다.

도서관 한복판을 런웨이 삼아 등장한 첫 번째 룩은 레오파드 블루종과 미니스커트 셋업에 워커를 신은 과감하고도 세련된 새로운 감성의 톰보이 룩. 연이어 벌키한 퍼 코트 안에 패턴이 더해진 오버사이즈 니트를 레이어드하거나 레더 재킷 안에 트랙 슈트 혹은 우아한 드레스를 매치하는 등 파리지엔의 자유분방한 감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야말로 ‘프렌치 시크’! 에디 슬리먼의 또 다른 상징인 쿨한 믹스매치는 늘 그래왔듯 컬렉션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였다. 또한 그가 1990년대 말부터 한결같이 추구해온 앤드로지너스 감성의 테일러링과 쿠튀르적 디테일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이번 컬렉션은 마치 도서관의 책장에 꽂힌 무수한 책처럼 여자들이 원하는 순간마다 옷장에서 꺼내 입을 수 있는, 모든 것이 갖춰진 ‘완벽한 컬렉션’이었다. 일상을 위한 데님 팬츠부터 이브닝 타임을 위한 드레스까지, 여자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가득 채워졌다. 캐주얼과 드레시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타일의 피스가 가득한 컬렉션엔 셀린느 메종의 깊은 신념 또한 담겨 있다. 바로 셀린느 메종이 펼치는 ‘노 퍼’ 정책이 그것으로 모든 퍼 아이템을 시어링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레디투웨어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또한 주목해야 한다. 쇼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빅투아르 백을 비롯해 컴뱃 부츠와 메탈릭한 선글라스, 마스터앤다이나믹과 협업한, 셀린느 트리옹프 문양이 새겨진 가죽 헤드폰까지 만날 수 있다. 이번 ‘라 콜렉시옹 드 라 비블리오떼끄 나시오날’ 컬렉션은 1980~1990년대의 화려한 그런지 무드와 자유분방한 로큰롤 감성이 에디 슬리먼이 사랑하는 음악과 만나 더욱 매력적으로 탄생됐다.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디 슬리먼의 굳건한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 새로운 컬렉션에 우리는 또다시 매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