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만나는 붉은 따스함, 트리 '이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완도신문 유영인]
▲ 완도 호랑가시나무 |
ⓒ 완도신문 |
▲ 호랑가시나무를 서양에서는 홀리데이 트리(Holiday tree)라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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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보길면 예작도에는 천연기념물(제338호)로 지정된 수령 300년의 감탕나무가 있었으나 지난 2012년 완도를 초토화시킨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감탕나무가 허망하게 고사하고 말았다. 이 감탕나무는 예작도의 입도조(入島組)들이 마을의 당제를 모실 때 할머니 당으로 모셨는데 마을 가장자리 밭둑에 심어져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감탕나무는 본래 약용으로 사용했지만, 상록교목의 특징 상 4계절 푸른 잎과 겨울철 빨간 열매의 관상적 가치가 높아 최근 들어서는 완도호랑가시나무와 함께 정원수로도 인기가 높다. 완도를 비롯한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도서지역에서 잘 자란다. 잎은 두꺼우며 타원형 또는 이와 비슷하고 호랑가시나무처럼 가시가 없다.
매년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 트리를 만들고 여기저기서 케럴을 틀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서양에서 이때 트리에 사용한 나무가 호랑가시나무다. 그래서 호랑가시나무를 서양에서는 홀리데이 트리(Holiday tree)라 부른다. 이는 미국의 경우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주간을 홀리데이 시즌 (Holiday season)이라 부르고 크리스마스는 홀리데이라고 한데서 유래했다. 이 홀리데이 트리는 1605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처음으로 장식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잎이 부드러운 감탕나무와는 다르게 잎의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가시로 구성되어 함부로 다루기가 어려운 나무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누구나 가슴에 착용하는 사랑의 열매가 호랑가시나무 열매이다.
▲ 완도에 들어서면 누구든지 깜짝 놀라는 호랑가시나무 가로수 길 두 곳이 있다. |
ⓒ 완도신문 |
완도에 들어서면 누구든지 깜짝 놀라는 호랑가시나무 가로수 길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완도농공단지 초입인 엄목 3거리부터 농협하나로마트까지 2.5km에 걸쳐 심어진 완도호랑가시나무 가로수길이다, 지난 2016~2017년에 조성한 이 길은 20년생 완도호랑가시나무 188본이 심어져 있다. 지난해에는 산림청이 선정한 ″모범 도시 숲″을 인증 받았다.
또 하나는 세계 최대의 난대수목원인 완도수목원 입구 1.1km 구간에 123본의 완도호랑가시나무를 심어 군이 '명품천년가로수길'로 조성하였다. 이 길은 수목원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전라남도가 선정한 ″아름다운 가로수 길″에 선정 되었다.
▲ 완도, 호랑가시나무 전문 마을 숲 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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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폐교가 된 군외동초등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여기 정원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완도호랑가시나무를 본적이 있다.
그러나 이 나무도 보살핌을 받지 못해 여기저기가 잘려나가고 수형이 갖추어지지 않아 매우 안타까웠다.
봄이면 감탕나무나 호랑가시나무 꽃이 거의 같은 시기에 핀다.
이때 벌이나 나비가 서로의 나무에서 꽃가루를 묻혀와 수정을 시키고 오랜 세월이 흘러 완도호랑가시나무가 탄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유영인 다도해해양문화연구원 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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