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오진 날’ 아포리아 작가 “연쇄살인마 役 유연석, 조커 생각나… 전율 느꼈다” [IS인터뷰] ②

박로사 2023. 12.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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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포리아 작가 제공

“원작보다 드라마가 훨씬 웰메이드입니다. 제 IP(지식재산권)를 실사화 시켜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쓴 대사들을 배우들의 목소리로 들었을 때 감동받았어요.”

웹툰 ‘운수 오진 날’ 아포리아 작가가 자신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에 대한 감동을 토로했다. 이 웹툰은 아포리아 작가의 데뷔작으로 2020년 5월 처음 연재돼 25부작으로 완결됐다. 택시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 연재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아포리아 작가와 티빙 ‘운수 오진 날’ 파트2 공개를 앞두고 만났다. 

“‘운수 오진 날’은 2018년 여름 대구에서 웹툰 작가 지망생 생활 중에 떠올렸어요. 아버지를 모시러 택시를 탔는데 적적해서 기사님한테 장거리 손님이 있는지 물어봤어요. 당시 뉴스에 승객들 때문에 고충을 겪는 택시 기사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그때 아이디어가 번뜩였어요. 만약 택시 기사와 그 기사를 괴롭히는 손님이 장거리 운행을 떠나면 좁은 공간 안에서 뭔가 나올 수 있겠다 싶었죠.”

사진=아포리아 작가, 티빙 제공

웹툰에서는 금혁수가 개구리 외형을 가진 인간으로 그려진다. 금혁수를 제외하곤 모두 정상적인 외형으로 그려졌는데, 작가는 “독특한 외형을 혁수한테만 부여하려던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연재 전 댓글에 개구리 닮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했다”고 말했다.

“지망생 시절 윤태호 작가님의 인터뷰를 읽었어요. ‘이끼’에 나오는 이장을 왜 그렇게 그렸냐는 질문에 ‘인간의 비호감적 요소를 다 집어넣고 싶었다’고 하셨더라고요. 거기서 영감을 얻고 각진 얼굴, 부담스러운 파마, 커다란 눈에 작은 동공까지 비호감적으로 연출하게 된 거죠.”

최근 몇 년 사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들이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아포리아 작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이미 검증된 IP를 사용하고 싶은 건 제작사들의 당연한 수순”이라고 답했다. 다만 OTT를 통해 공개되는 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OTT에서 전 회차가 한꺼번에 공개되면 원작 웹툰으로의 유입이 쉽지 않아요. 결말을 드라마로 다 봐버리니까요.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경우엔 매주 공개되니까 화제성이 높아져요. 그러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원작을 찾는 시청자들이 많아지죠. 드라마 제작사 쪽에서는 한 번에 푸는 걸 원하는데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원작으로의 유입이 중요하니까 순차적으로 풀고 싶어요. 그래도 이번엔 파트1, 2로 나눠주셔서 다행이에요.”

사진=아포리아 작가 제공

아포리아 작가는 지난 10월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드라마화된 ‘운수 오진 날’을 처음 봤다. 당시 열렸던 시사회에서 1, 2회를 봤다는 그는 “감동과 희열, 긴장감 등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서 2시간 내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비유를 해보자면 웹툰은 제가 낳은 자식이에요. 드라마화된 ‘운수 오진 날’은 그 자식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죠.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초음파 사진으로만 보던 아기가 꼬물거리는 걸 본 건데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어요.”

데뷔 후 처음으로 살인마 역을 맡은 유연석, 겁에 질린 택시 기사 이성민, 아들의 복수를 원하는 이정은까지 ‘운수 오진 날’은 배우들이 새로운 모습에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포리아 작가는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누구보다도 기뻐했다고 전했다.

사진=티빙 제공

“‘미생’을 보고 이성민의 팬이 됐어요. 전 제가 작품을 만들 때도 0순위로 추구하는 게 리얼리티인데, 이성민은 그렇게 연기하시는 분이에요. 이 작품에서도 오택을 연기하는데 자연스러운 대사와 동작이 마음에 들었어요. 유연석은 저에게 부드러운 이미지였어요. 전 콘텐츠를 볼 때 감탄하는 편은 아닌데, 유연석을 보고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조커)가 떠오르더라고요. 피범벅을 하고 소름 끼치게 웃는 모습에서 전율을 느꼈죠.”

아포리아 작가는 웹툰 작가가 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축구 선수, 패션모델, 바리스타를 꿈꾸다 늦다면 늦은 나이인 27살에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망생은 빠른 데뷔에 목말라 있다. 성과를 빨리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데드라인을 빠르게 설정하면 안 된다. 지속성을 유지하려면 밖에서 많이 놀고 작업할 땐 작업하고 그 밸런스가 중요하다. 만화하고 재밌게 잘 놀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3월부터 세 번째 작품을 준비 중이에요. 윤태호, 강풀, 하일권 작가의 작품처럼 감성적인 걸 좋아하는데 웹툰이 상업성을 갖추게 되고 독자들이 자극적인 걸 원하다 보니 스릴러라는 장르를 꺼내 들게 됐어요. 지금은 아포리아라는 작가가 스릴러 장르를 잘하는 걸 인정받고 마무리 짓고 싶어요.”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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