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속 탕자의 비유, 궁극적 주제는 탕자가 아닌 우리를 찾으시는 아버지”

우성규 2023. 12. 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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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반 레인의 그림으로도 유명한 누가복음 15장 속 돌아온 탕자의 비유를 두고 독일의 신학자이자 설교자 헬무트 틸리케(1908~1986)는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 이야기의 궁극적인 주제는 탕자가 아니라 우리를 찾으시는 아버지"라고 언급한다.

독일 루터교 신학자이며 찰스 스펄전 이후 최고의 설교자로 꼽히던 틸리케 전 튀빙겐대 총장의 예수님 비유에 관한 설교가 '기다리는 아버지' 제목으로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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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아버지
헬무트 틸리케 지음/김순현 옮김
복있는사람
렘브란트 반 레인이 1663~65년 사이 그린 돌아온 탕자. 국민일보DB


렘브란트 반 레인의 그림으로도 유명한 누가복음 15장 속 돌아온 탕자의 비유를 두고 독일의 신학자이자 설교자 헬무트 틸리케(1908~1986)는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먼저 돌아온 탕자에서 내 모습을 떠올린다. 틸리케는 몇 해 전 어린 아들을 큰 거울 앞에 세워 둔 경험을 이야기한다. 아이는 처음엔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며 재밌어하다가 어느 순간 표정이 바뀐다. 저 아이가 바로 나구나 하는 표정, 허랑방탕한 이가 바로 나로구나 하는 깨달음, 그게 예수님의 이 비유를 듣는 우리들의 반응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틸리케는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이 이야기의 궁극적인 주제는 탕자가 아니라 우리를 찾으시는 아버지”라고 언급한다. 인간의 불성실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실하심이 주제란 뜻이다. 유산을 가져가 방탕하게 지내고 돌아와도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며 살진 송아지를 잡아 먹이는 아버지가 주인공이란 의미다. 틸리케는 “우리 모두에겐 고향이 있어서 귀향도 있다”고 강조한다.


덧붙여 틸리케는 첫째 아들도 주목하라고 말한다. 동생이 돌아와도 즐거워하지 않고 살진 송아지를 잡은 일에 분노하는 형의 모습을 보면서 얌전하고 성실하게 아버지 주변을 지켰지만 이미 내면은 은밀하고 섬뜩한 방식으로 아버지에게서 멀어진 사람이라고 분석한다. 틸리케는 “이 끔찍한 결점이 형에게도 있고, 여러분과 저에게도 있다”고 말한다.

독일 루터교 신학자이며 찰스 스펄전 이후 최고의 설교자로 꼽히던 틸리케 전 튀빙겐대 총장의 예수님 비유에 관한 설교가 ‘기다리는 아버지’ 제목으로 출간됐다.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 디트리히 본회퍼의 전기 등을 우리말로 풀어낸 영성 번역가 김순현 여수 갈릴리감리교회 목사가 독일어 원문을 정성 들여 번역했다. 탕자의 귀환을 비롯해 겨자씨, 부자와 나사로, 밭에 감추인 보화같은 예수님의 열여덟 가지 비유를 들어 현대인의 자기변명과 자기중심성을 고발한다. 영적 핵심을 꿰뚫는 설교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추천사를 쓴 강영안 한동대 석좌교수는 “틸리케는 자서전에서 ‘나는 글을 쓴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Scribo ergo sum)’고 밝혔다”면서 “한 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 손에는 삶의 현실을 거머쥔 채 성경 텍스트와 함께 삶의 현실을 읽고 성찰하며 글을 쓰고 강의와 설교를 준비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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