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연예인의 무대 된 영화‧케이블→OTT [연예계, 기준 없는 복귀②]

류지윤 2023. 12. 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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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증가와 영향력 변화로 출연 규제, 새 논의 대상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은 형법상의 처벌을 받지 않더라도, ‘본업 복귀 장벽’이란 사회적 대가를 받고는 한다. 그러나 매체별로 출연 규제 가이드라인이 달라 연예인 역시 자숙의 시간도 제각각이다. 지상파인 KBS, MBC, SBS는 범법 행위를 지저른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출연 금지 리스트를 만들지만, 케이블, 종편, 영화, OTT 등은 이와 관련한 특별한 규칙이 없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출연 정지 처분을 내리는 기준은 자체적으로 방송출연규제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통해 심사하고 있다. 뼈대는 범죄 행위에 대한 실형, 집행유예 등 처벌 수위를 기준으로 하며, 범죄 행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거나 도덕적으로 포용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 한시적 정지, 또는 영구 정지 출연을 내린다. 출연 정지 기간과 해제 역시 방송국 자체 내규에 따라 비공개 심사를 거쳐 정해진다.

하지만 매체의 증가와 영향력 변화로 인해 출연 규제는 새로운 논의 대상이 됐다.

과거 지상파의 영향력이 커서, 이 같은 출연 규제가 연예계에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다양해진 플랫폼으로 인해 지상파 출연 규제는 무의미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매체가 아닌 콘텐츠가 흥행력을 갖게 되면서 논란을 일으키는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연기력과 흥행력을 갖춘 배우라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인가’라는 화두까지 던졌다.

그렇다 보니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지상파 방송이 아닌 방송 혹은 케이블, 종편 등을 통해 복귀를 시도하는 게 암묵적인 규칙으로 통용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복귀의 아이콘은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2015년 사생활 논란으로 연기 인생 위기를 겪었다. 모델 A씨와 걸그룹 멤버 B 씨로부터 사생활 동영상 유포를 빌미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았다. 이병헌이 피해자였지만 이민정과 결혼 생활 중에 있었던 사건으로 여론은 차가웠다. 이병헌의 경우 자숙의 시간이 따로 없었다. 촬영 중이었던 ‘협녀’, ‘내부자들’이 예정대로 개봉됐고, ‘내부자들’로 2016년 각종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2016년 유흥업소 출입 및 성폭행·성매매 논란부터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은 박유천은 은퇴까지 암시했지만, 영화 ‘나쁜 남자’에 출연하며 발언을 번복했다.

배우 김선호도 2021년 10월 전 여자친구의 사생활 폭로 논란으로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며 영화 '두시의 데이트', '도그 데이즈'에서 하차한 후 2022년 7월 연극 '터칭 드 보이드'로 복귀했고 올해는 6월에는 영화 '귀공자'로 대중과 만났다.

2020년 학교 폭력 혐의로 활동을 중단했던 조병규와 김동희는 각각 tvN '경이로운 소문', 영화 '유령'으로 복귀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OTT가 논란을 빚은 배우들의 새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음주운전을 일으킨 김새론은 올해 6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로 복귀를 시도했다. 2020년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하정우의 첫 복귀 무대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이었다.

지난 2017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최승현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2'에 출연한다. 특히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역대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해 K-콘텐츠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만큼 탑의 출연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글로벌 플랫폼 OTT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배우들의 논란 자체가 국내 정서까지 고려해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국내 여론을 살피기 위해 대응을 하긴 하지만, 그들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시장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범죄나 논란까지 세세하게 알 수 없는 노릇이고, 기업 이익을 취하기 위한 여러 이해관계 속에 흥행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공개할 것이다. 이런 OTT의 행보를 두고 비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국내 시청자들은 이를 기민하게 받아들이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연예인들은 대중, 특히 청소년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들의 수월한 복귀를 반대한다면, 각자의 가치에 따른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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