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사이드]"춘식아~ 펜트하우스 살자" 한달만에 150만 계좌 튼 한달적금

심나영 2023. 11. 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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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편한 적금이 있다니.

그런데도 한달적금은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계좌라는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춘식이라는 친숙한 캐릭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콘셉트, 적은 금액과 짧은 만기, 금리 8%가 한달적금의 단점을 상쇄했다.

춘식이가 나오는 한달적금은 전혀 다른 콘셉트라서 신선하게 다가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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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이체 안되고 만기 한달 뿐
기존 적금 문법 깼지만
최대 금리 8%와 스토리로 승부
카카오뱅크 홈캠프 개발자 박이랑(왼쪽) SO(서비스 오너)와 신선영 SO.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렇게 불편한 적금이 있다니. 카카오뱅크가 한 달 전에 내놓은 '한달적금'을 살펴보면 이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매일매일 납입해야 하는데 자동이체가 안 된다. 일 최대 납입 금액 3만원씩 월 93만까지 적금해도 손에 쥐는 이자는 2771원. 달랑 커피 한 잔 값이다. 그런데도 한달적금은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계좌라는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 상품을 만든 신선영 SO(서비스 오너·Service Owner)와 박이랑 SO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기존 적금의 문법을 완전히 깼다.

▲신 : 적금인데 자동이체를 못 한다. 거부감이 클 거라 생각했지만 우리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부분이다. 사람들이 은행 앱으로 매일 용돈 받기나 다른 앱 테크를 하면서 자주 접속하는 데 익숙해졌다. 자동이체는 카뱅의 '26주적금'에서도 된다. 굳이 똑같은 상품을 만들 이유가 없었다.

▲박: 고객이 매일 접속하면 카뱅 입장에선 순방문자수가 많아져서 좋다. 카뱅에 접속하면 적금만 하고 나가는 게 아니라 대출이나 예금 같은 다른 상품도 보게 된다. 카뱅에 익숙해지도록 할 수 있다. 춘식이라는 친숙한 캐릭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콘셉트, 적은 금액과 짧은 만기, 금리 8%가 한달적금의 단점을 상쇄했다.

-금리를 어떻게 연 8%나 주게 됐나.

▲신: 보상이 있어야 매일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기본금리는 2.5%다. 매일 적금하면 0.1%포인트씩 우대금리를 준다. 그런데 이 정도론 어느 순간 지칠 수 있다. 그 시점마다 응원하는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0.2%포인트에서 0.9%포인트씩 높여준다. 우리끼리는 '특별우대방'이라고 부른다. 그날은 춘식이가 금으로 도배된 층에 갈 수 있다. 한 단계 점프하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박: 연 8% 금리를 주려고 일 최대한도도 3만원으로 한정했다. 90만원을 다 넣어도 이자가 3000원이 안 된다. 그거밖에 안 돼? 라고 할 수 있지만 적금금리는 예금금리보다 체감 정도가 훨씬 낮다. 오해가 없도록 고객센터 챗봇에다 금리계산 기능도 넣어놨다. 이자가 많진 않지만 노력한 것 대비 너무 섭섭하거나 쓸모없진 않네 정도 수준이다. 돈 모으는 효과도 있고 재미도 있어서 많이 찾는 것 같다.

카카오뱅크 홈캠프 개발자 박이랑(왼쪽) SO(서비스 오너)와 신선영 SO.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적금할 때마다 춘식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는 화면이 나온다.

▲신 : 상품에 스토리를 입혔다. 요즘 라이언보다 춘식이 인기가 더 높다. 1일 1층부터 시작해서 31일 펜트하우스까지, 매일 적금해야 춘식이가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적금 만기 날 펜트하우스에서 와인을 마시며 불꽃놀이를 즐기는 춘식이를 만날 수 있다. 방도 다 똑같으면 지겨울 수 있다. 같은 층이라도 고객들마다 다른 방이 보이도록 했다.

▲박 : 고객들이 춘식이에 감정이입을 한다. '우리 춘식이, 고층에 살게 해줄게' 이런 리뷰들이 많다. 춘식이의 성공 스토리를 보며 대리만족한다. 기존 은행 앱에서는 적금은 달력에 도장 찍기 화면이나 칸을 채우는 디자인이 많았다. 춘식이가 나오는 한달적금은 전혀 다른 콘셉트라서 신선하게 다가갔나 보다.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계좌를 넘겼다.

▲박 : 출시된 지 딱 한 달째인 22일 기준으로 151만 4000좌를 찍었다. 가입 연령층도 골고루다. 비중을 보면 20대부터 40대가 전부 20% 후반대로 비슷하다. 50대 이상도 15%나 된다. 평균 가입금액은 2만4000원이다. 주로 40대와 50대 이상이 3만원씩 꽉 채운다. 20대는 몇천원씩 적금하는 분들도 있다.

▲신 : 한달적금에 최대한 사회 흐름을 반영하려 했다. 코로나19가 끝난 다음에도 경제가 어려워서 '무지출 챌린지'가 뜨고 있다. 고객들이 하루 용돈 1만원을 덜 쓰고 저금하는 걸 도와주고 싶었다. 영상도 숏츠만 보는 시대라 만기도 한 달로 정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꾸준히 절약하면 생각보다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경험을 주는 게 목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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