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광인 성인가요] 타임머신 타고 온 한마음, 36년 만에 활동 재개

김은구 2023. 11. 2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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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철 양하영에서 강영철 유영민의 남성 듀오로
통기타에서 포크 록 그룹으로 변신하고 신곡 발표
(사진=차트코리아 제공)

지난 1983년 한마음이란 혼성 듀엣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들은 ‘가슴앓이’란 서정적인 멜로디와 몽환적인 화음으로 가요팬들을 사로잡았다. 강영철과 양하영으로 구성된 한마음은 이후 ‘갯바위’ ‘말하고 싶어요’ ‘친구라 하네’ 등을 히트시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두 사람은 1985년 결혼했으나 2년 후 돌연 이혼을 했다. 이로 인해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으로 유명한 한마음은 해체됐다. 이후 양하영은 솔로로 나서 ‘촛불 켜는 밤’ ‘영원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등을 발표하며 청아한 목소리와 탁월한 가창력으로 계속 인기를 누렸다.

한마음의 모든 히트곡들을 작곡했으나 멜로디 파트는 거의 맡지 않고 주로 화음만 넣어주던 남성 멤버 강영철은 가수 활동을 중단해 팬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지는 듯 싶었다. 그 강영철이 36년 만에 듀엣 한마음을 다시 조직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양하영과 재결합한 것도, 새로운 여성 멤버를 영입한 것도 아니다. 남성 멤버와 새롭게 듀엣을 만들었다.

한마음의 새 멤버는 그룹 하야로비와 버들피리, 4월과 5월 등을 거쳐 솔로 활동을 해온 유영민이다. 1978년 김상배와 듀엣으로 쉘부르 무대에 서면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1956년생 동갑내기 뮤지션 강영철과 유영민이 의기투합한 21세기 한마음은 최근 강영철 작사 작곡의 ‘너는 들리니?’ ‘어머니의 어머니로’와 유영민 작사 작곡의 ‘세월이 흐른 뒤에’ ‘평화’ 등이 담긴 새 앨범을 발표하고 방송과 공연 활동에 들어갔다.

‘너는 들리니?’는 포크그룹보다는 록 밴드의 곡이라 할 수 있다. 유영민의 일렉트릭 기타와 키보드를 강조한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 형식을 취했다.

1970년대 최고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로 꼽히던 영국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 ‘타임’을 연상시키는 ‘너는 들리니?’는 멈춰 세울 수 없는 시간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을 극적으로 밀도 있게 그리고 있다. 두 노래는 형식과 내용이 다르지만 유사한 점도 많다.

‘타임’은 핑크 플로이드의 베이시스트 로저 워터스가 29세 때 가사를 쓴 곡인 반면에 ‘너는 들리니?’는 강영철이 67세 때인 2023년 가사를 쓴 곡이다. 즉 젊을 때 깨달은 시간과 노년에 접어들며 깨달은 시간이란 차이가 있다.

두 곡 모두 죽음이 가까워 온다는 공포심과 함께 시간의 소중함을 담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노래 모두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로 시작된다는 공통점도 있다.

‘타임’에선 시계 초침 소리와 괘종시계의 종소리를 비틀스의 사운드 엔지니어로 유명한 앨런 파슨스가 골동품점에서 녹음한 소리를 효과음으로 사용했다. 반면에 ‘너는 들리니?’에서는 초침소리의 단순 반복음과 함께 두 멤버의 “째깍 째깍 째깍 째깍”하는 의성어 화음으로 꾸몄다.
(사진=차트코리아 제공)

‘타임’에선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인상적이었다면 ‘너는 들리니?’에서는 두 번의 간주에서 나오는 유영민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매혹적이다. 유영민은 ‘너는 들리니?’의 인트로에 “나를 몰아세우는, 늙지도 않는 시계소리”라고 야성적인 허스키 보이스로 노래했다.

록 가수의 목소리를 지닌 강영철이 노래하는 걸 가요팬들은 처음 듣게 됐다. 혼성 듀오 한마음 시절 강영철은 양하영의 청아한 가창에 들릴 듯 말 듯 화음만 넣었지 무대에서 리드 보컬로 멜로디를 노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통기타와 일렉트릭 기타를 오가는 반주에 실린 “지금 너는 시계소리 들리니?”라고 자문을 하는 강영철과 유영민의 코러스를 듣고서야 노래의 제목 ‘너는 들리니?’의 정확한 뜻도 알 수 있다. 시간을 소중하게 아끼며 살자는 스스로의 다짐이라는 걸.

사업을 하느라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강영철은 3년 전 선배 백영규가 진행하는 ‘백영규의 백다방TV’에 나가 통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하며 “35년 만에 선 무대라 얼떨떨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2022년 미사리 쉘부르에서 강영철 콘서트와 유영민 콘서트를 열면서 유영민 공연에는 강영철이, 강영철 무대에는 유영민이 코러스를 넣는 형식으로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신곡들을 담은 앨범 ‘한마음 그레이티스트 히츠’를 8월 내놓고 10월 서울 논현동 삼익엠팟홀에서 ‘명가의 초대’로 신곡발표회 겸 콘서트를 연 한마음은 오는 12월 2일 오후 7시30분 목포 더 왈츠, 12월 23일 오후 4시와 7시30분 대구 유시티홀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다.

석광인 대기자
전 스포츠조선 연예부장
전 예당미디어 대표
현 차트코리아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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