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베덴이 이끄는 서울시향, ‘정명훈 황금기’ 넘어설까
취임 연주회는 말러 교향곡 1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임윤찬 협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 내년 1월 네덜란드 출신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의 음악감독 취임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선언했다. 서울시향은 재단법인화 이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이끌며 토대를 놓은 정명훈이 떠난 뒤 4년 동안 객원 지휘 체제로 운영돼왔다. 그리고 핀란드 출신의 오스모 벤스케가 2020년 2대 음악감독으로 부임해 3년간 서울시향을 이끌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3대 음악감독인 츠베덴은 미국 댈러스 심포니(2008∼2018년), 홍콩 필하모닉(2012∼2022년)의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서울시향과는 지난 1월 부상당한 벤스케를 대신해 대타로 투입되면서 데뷔 무대를 가진 이후 세 차례 더 함께 호흡을 맞췄다. 츠베덴은 서울시향 역사상 처음으로 첫 계약에서 음악감독 임기 5년을 보장받은 상황에서 1년간 서울시향을 미리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 시즌 간담회에서 “올해 서울시향과 여러 작업을 하며 사랑을 시작한 기분”이라며 “앞으로 5년간의 여정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향은 전 세계 어떤 오케스트라와도 견줄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츠베덴은 이날 임기 5년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의 다양한 예술단체 및 음악가들과의 협업을 비롯해 서울시향의 기량을 알리기 위한 해외 순회 연주, 신진 휘자 등 재능있는 음악가 양성, 말러 교향곡 전곡 사이클 연주 및 녹음, 오페라 연주 등이다. 츠베덴은 “서울은 음악의 도시뿐만 아니라 예술의 도시”라며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는 물론 음악학교 등과도 긴밀하게 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재능있는 지휘자와 작곡가가 서울시향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신진 지휘자 양성과 관련해선 공개 오디션도 구상 중이다. 또 넷플릭스 ‘오징어게임’과 영화 ‘기생충’ 등의 음악감독으로 잘 알려진 정재일 작곡가에게 신곡 위촉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으로 출발하는 내년 1월 25~26일 취임연주회는 말러 교향곡 전곡 사이클 녹음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이날 협연자로는 지난해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임윤찬이 나선다. 서울시향과의 첫 협연에서 임윤찬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를 연주할 예정이다. 츠베덴은 “1번은 말러 교향곡 중 가장 어렵지만 말러 교향곡들의 기본이 되는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면서 “임윤찬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사랑받는 빅스타다. 미래에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츠베덴이 이끄는 7번의 정기공연 외에도 9번의 정기공연은 거장 지휘자와 유명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객원 지휘자로 투간 소키예프를 비롯해 유카페카 사라스테, 김은선, 리처드 이가 등이 포디움에 선다. 또 협연자로는 임윤찬을 비롯해 손열음, 클라라 주미 강,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레이 첸, 토머스 햄프슨,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등이 무대에 선다.
츠베덴은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카멜레온같이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바흐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에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오페라 연주도 매 시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은 내년 2월부터 12월까지 예정된 관현악 및 실내악 정기공연으로 다양한 패키지를 구성해 12월 6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은 월간 SPO 우편 발송과 개별 공연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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