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베일 벗은 충북도 벙커 가보니

홍성헌 2023. 11. 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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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색 무늬 페인트가 칠해진 거대한 담벼락이 있는 충북도청 인근의 당산공원.

'제한구역 공무 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여 있는 철문이 열리자 2156㎡의 공간이 나왔다.

성인 손바닥만 한 두께의 철문 3개를 통과해서 들어가 보니 아치형 구조의 터널이 드러났다.

1973년 12월에 만들어진 이 터널형 지하벙커는 전시 대비 시설로 지난 50년 동안 충북의 안전 콘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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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00m 사무실 14곳 일반 개방
김 지사 “파리 몽마르뜨 보다 뛰어나”


국방색 무늬 페인트가 칠해진 거대한 담벼락이 있는 충북도청 인근의 당산공원. ‘제한구역 공무 외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여 있는 철문이 열리자 2156㎡의 공간이 나왔다. 거대한 비밀 군사 시설이자 보안시설이었던 지하벙커가 50년 만에 베일을 벗었다.

성인 손바닥만 한 두께의 철문 3개를 통과해서 들어가 보니 아치형 구조의 터널이 드러났다. 1t화물트럭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터널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서니 휴대폰의 인터넷 접속이 느려지거나 통화도 불통이었다. 웬만한 포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콘크리트를 겹겹이 쌓아 만들어졌다. 터널 곳곳에는 비행기 격납고와 유사한 크고 작은 14개의 사무실과 1개의 화장실도 갖췄다. 사무실에는 집기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전시주민통제부 등 전시창설기구로 사용하던 사무실에는 비상탈출을 할 수 있는 통로도 있었다.


1973년 12월에 만들어진 이 터널형 지하벙커는 전시 대비 시설로 지난 50년 동안 충북의 안전 콘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했다. 길이 200m, 폭 4m, 높이 5.2m 구조다. 수용 가능 인원은 650명이다.

이곳은 1년에 2~3번 정도만 개방됐다. 8월 을지연습, 2년마다 하는 화랑훈련, 4년마다 하는 충무훈련 때 문이 열린다. 이곳은 노후화로 인한 습도조절 장애로 그동안 훈련 때마다 장비 설치와 철거를 반복해야했다.

도는 지난 9월 6억5000만원을 들여 충무시설을 인근으로 이전 완료하고 20일 일반에 개방했다. 보안구역에서도 해제됐다. 개방시간은 오는 12월 30일까지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다.


도는 유휴 공간이 된 이 지하 터널을 원도심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도청과 주변 원도심을 관광 명소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지하벙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도민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받을 계획이다.

김영환 지사는 “이 지하공간 일대는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보다 뛰어난 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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