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은행연합회장 조용병…30년 만에 4대銀 출신 '기대감'

이호연 2023. 11.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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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5번째 순수 민간 인사
정부와 소통 가교 역할 부각
27일 사원총회서 최종 확정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연합뉴스

은행권과 정부 사이의 소통 가교인 새 은행연합회장에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낙점됐다. 지난해 말 갑작스런 용퇴 의사를 밝히며 자리에서 물러난 후 1년도 안 돼 이뤄진 은행권 귀환이다. 복귀 타이밍도 시기적절하다. 은행권을 향한 상생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 전 회장이 '금융 전문가'로써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 과반수 표 얻고 '만장일치' 선택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오전 제 3차 회의 및 이사회를 열고 15대 은행연합회장 최종 후보자로 조 전 회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4대 은행 출신 중에서 은행연합회 회장이 나온 것은 30년 만이며, 신한금융과 신한은행 출신으로는 최초다.

순수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이란 점도 관전 포인트다. 역대 은행연합회장은 대부분 관 출신이 맡아왔다. 역대 14명의 은행연합회장 가운데 순수 민간 출신은 국민은행장을 지낸 이상철 전 회장을 시작으로 신동혁 전 한미은행 회장, 하영구 전 씨티금융지주 회장,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 4명뿐이다.

조 전 회장은 리딩금융 회장을 역임하면서 은행 경영 전반에 정통하고, 금융당국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내외 불확실성 속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서 표심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이유로 하마평에도 꾸준히 거론돼왔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이사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 규정상 제적 인원 과반수(7표) 이상이 나오면 다음표를 오픈하지 않고 이사회에 단독 후보로 올리는 방식"이라며 "과반수가 나온 분이 있어 개표를 멈추고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공개된 잠정 후보 명단에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현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포함됐다. 하지만 윤 회장은 명단 발표 당일 오후 후보직을 고사했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27일 사원총회를 거쳐 조 전 회장을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확정짓는다. 임기는 3년으로 내달 1일부터 시작이다.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사옥 전경. ⓒ은행연합회

◆ 상생 압박・비이자이익 확대 과제

업계는 이번 은행연합회장 인선 결과에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은 최근 대통령이 직접 '은행 때리기'에 나서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은행 종노릇' '갑질' 등 대통령의 날선 발언 이후 금융당국으로부터 '상생 금융' 압박까지 받고 있다. 정치권은 초과 이익의 40%까지도 부담금을 징수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조 회장이 일반 행원을 거쳐 지주사 회장까지 역임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만큼, 누구보다 은행권 입장을 당국에 잘 전달하고 소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관치'를 극복하는 것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잇따른 횡령 사건으로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것도 시급하다. 고금리-고환율 속 은행을 바라보는 여론은 냉랭하기만 하다. 비이자이익 부문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과제다. 이를 위해 정부가 금산분리, 투자일임업, 방카슈랑스 등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공회전을 지속중이다.

김 회장 역시 "임기 3년간 금융소비자 관계라든지 규제 부분은 많이 신경썼지만 사회적으로 잘 평가받지 못했다"며 "마음이 상당히 무겁다. 제가 큰 짐을 후임자에게 남겨 죄송하다는 생각"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10점 만점의 임기 점수를 매겨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4.5점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새로 오시는 분이 경륜과 리더십이 많기 때문에 상황을 잘 해결할 것"이라며 "많은 고민을 하시겠지만, 사람이 바뀜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도 볼 수 있어 좋은 의견을 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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