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희망이 있으니까요"…'삼성 나눔'으로 일어선 사람들

조인영 2023. 11. 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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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위크 기간, 삼성 임직원 11만명 봉사∙기부∙헌혈 참여
임직원 '기부페어' 시작… 2024년 후원하고 재능 나눌 CSR 선택
14일 삼성전자 화성 부품연구동(DSR)에서 14일 열린 '2023 하반기 삼성 나눔의 날' 행사에 참석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임직원 봉사팀 '블래닛(블루+플래닛)' 소속 김선영 프로(무대 가운데)가 블래닛의 지역사회 환경 개선 봉사활동을 소개하고 있다.ⓒ삼성

"연골무형성증으로 평생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하는 건가 싶었어요. 연습해서 혼자 걸어가는 것을 동생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희망이 있을지 모르니까."(희귀질환 아동 지영, 17세)

"제 아이는 13개월 때 과일을 먹던 중 기도가 막혀 뇌병변장애가 생겼습니다.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 상태입니다. 치료비 부담으로 큰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나눔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겠습니다."(중증질환 아동 재원(6세)군을 둔 아버지)

삼성 임직원 10만7000명이 2주간의 '나눔위크' 동안 도움이 간절한 이웃들에게 온정을 전달했다. 봉사, 기부, 헌혈 도움을 받은 이들은 "희망이 생겼다"며 삼성의 나눔이 전체 사회로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삼성은 14일 삼성전자 화성 부품연구동(DSR)에서 '2023 하반기 나눔의 날' 행사를 열었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처음 열린 '나눔의 날'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11월 1일부터 2주간 전 관계사에서 진행한 '나눔위크'를 결산하고, 일상 속 나눔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번 나눔위크 기간에는 삼성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꾸린 수 백개 봉사팀이 대면봉사와 사업장 인근 환경 개선에 참여했다. 임직원들은 봉사팀 외에도, 각자 소속된 팀과 파트 등 다양한 업무 조직 단위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삼성SDS 직원이 지난 2일 서울 잠실 본사에서 나눔키오스크에 사원증을 태깅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삼성

'일상 기부 플랫폼' 나눔키오스크로 도움 필요한 아동 지원

특히, 사원증을 태깅해 한 번에 1000원의 소액을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인 나눔키오스크를 통한 '일상의 기부'를 나눔위크 동안 진행됐다. 2주간 삼성 관계사 임직원들이 나눔키오스크로 기부한 총액은 약 2억원이다. 평시 2주 평균 모금액(8600만원)의 2배를 넘는 금액이다.

평소 임직원들은 각 사업장별로 1명씩 나눔키오스크 화면에 소개된 아동들의 사연을 보고 태깅으로 기부해왔다. 나눔위크 기간에는 매일 1명씩 도움이 필요한 아동의 사연이 전 관계사 나눔키오스크에 동일하게 노출됐고 임직원들이 집중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기간에는 더 쉽고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사내 메신저 챗봇을 통한 '온라인 나눔키오스크'도 개설됐다.

나눔키오스크 기부 대상은 희귀질환이나 장애 때문에 긴급히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로, 비영리기관(NGO)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와 함께 선정했다.

나눔키오스크 기부를 받은 김지영(가명·17세) 양의 보호자 김태경씨는 "이번 삼성 임직원들의 기부금은 4살에 센터에 입소해 13년간 동생과 생활하는 자매에게 전달될 예정"이라며 "언니 지영이는 연골무형성증 판정을 받고 커갈수록 뼈가 자라지 않아 오래 걸으면 통증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리가 부러지면서 큰 수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양은 하체가 자라지 않는 희귀 유전질환인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다.

김태경씨는 "스스로 걸을 수 있었던 친구가 휠체어 없이는 어디든 갈 수 없다. 동생 지윤이는 어릴 때 부터 미용사를 꿈꿨지만 언니를 돌볼 사람이 없어 꿈을 접고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병원을 취업하겠다고 했다. 자매들에게 이번 나눔 위크 지원금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재원(가명·6세) 군의 아버지는 "제 아이는 저산소성 뇌병변으로 인공호흡기를 비롯한 장비들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다. 언제 어떤 이벤트가 생길 지 모르는 불안함이 있다. 최근 제 아이가 심정지로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 치료비 부담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이런 나눔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지키며 일어설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제 인생이고 감당할 몫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 군은 한 살 무렵 식사 중 기도가 막혀 뇌병변 장애를 안게 됐다.

삼성전기 직원들이 지난 10월 31일 부산사업장에서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삼성

이날 행사에서는 나눔키오스크 기부금 전달식 뿐 아니라 삼성 임원들의 기부금으로 제작한 헌혈버스 전달식, 우수 헌혈 참여자에 대한 유공장 수여 등도 진행됐다.

삼성은 헌혈버스 4대를 이날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삼성 임원들은 2022년 1월 특별격려금에서 일정액을 기부해 100억여원을 모금, 매년 4대씩 헌혈버스를 기증하고 있다. 삼성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헌혈버스 8대를 제작해 전달했으며, 총 40대를 기증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행사에서 헌혈에 꾸준히 동참해 온 삼성 임직원을 대표해 삼성전자 DS부문 조상연 프로에게 명예장(누적 헌혈 100회 이상자에게 수여)을 주는 등 총 4명에게 헌혈유공패를 수여했다.

조상연 프로는 "요즘 저는 헌혈을 하면서 그래도 제 몸 하나 건사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특히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몸 관리 잘하도록 하겠다"고 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2주 나눔위크 기간, 삼성 임직원 11만명 봉사∙기부∙헌혈 참여

이번 나눔위크 기간에는 삼성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꾸린 수 백개 봉사팀이 대면봉사와 사업장 인근 환경 개선에 참여했다. 임직원들은 봉사팀 외에도, 각자 소속된 팀과 파트 등 다양한 업무 조직 단위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소속 임직원들은 수 백명 단위로 참여한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수거)을 비롯,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들에게 소프트웨어(SW) 코딩을 교육하거나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하는 등 다양한 지역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은 지역 내 시각장애인협회를 방문해 시각장애인들의 건강걷기 도우미 활동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임직원들은 광주고려인마을을 찾아 모자이크 벽화를 그리는 환경 개선 활동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선소가 있는 거제도에서 사내 잠수동호회 주도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임직원들은 잠수복을 입고 바다 속에서 알루미늄캔, 플라스틱 폐기물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를 그물로 건져올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임직원들은 빈폴 등 주요 의류 브랜드용 샘플을 제작하고 남은 섬유 원단을 활용해 반려견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반려견이나 도우미견을 키우는 장애인들에게 기증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 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자 대상 배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삼성

삼성 관계사 대표이사(CEO)들도 나눔위크 기간 중 임직원들과 봉사활동을 함께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1월 6일 경기 성남시 사회복지기관 '안나의 집'에서 노숙인 대상 배식과 식당 청소를 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경기 용인시에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11월 9일 임직원∙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구웠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11월 7일 충남 아산시 소재 복지관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안내와 부축, 안과진료 등을 도왔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임직원들은 11월 2일 서울 은평구 둘레길에서 이팝나무, 산딸나무, 산철쭉을 포함한 조경수 4000여 그루를 심는 식목 봉사에 참여했다.

수혜자∙정부∙NGO…"삼성의 '일상 나눔', 우리 사회 확산되길"

행사 참석자들은 '일상 속 나눔'에 참여한 삼성 임직원들에게 감사와 격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이 우리 사회로 확산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행사에는 삼성 임직원들과 나눔키오스크 기부금을 전달받은 아동의 가족,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 대한적십자사 조남선 혈액관리본부장,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사무총장, 굿네이버스 박정순 아동권리 옹호 본부장, 삼성전자 CR담당 박승희 사장 등 약 130명이 참석했다.

박승희 CR담당 사장은 "추위 속에서도 삼성 임직원들은 지난 2주간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일상 속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 위크' 덕분"이라며 "나눔이라고 하면 특별한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키오스크 태깅으로 작은 기부를 실천하고, 휴식 시간에 짬을 내 헌혈에 참여하면 작은 나눔이라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언급했다.

대한적십자사 조남선 혈액관리본부장(왼쪽부터),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사무총장,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삼성전자 CR담당 박승희 사장, 굿네이버스 김웅철 사무총장이 삼성전자 화성 부품연구동(DSR)에서 14일 열린 '2023 하반기 삼성 나눔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삼성

김현숙 장관은 "나눔과 봉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지원한 삼성 임직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여가부는 '언제나 든든한 가족'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문화 가족, 청소년 미혼모 등 가족 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인숙 의원은 "나눔은 경쟁을 부추기는 세상 속 서로가 어떻게 연결돼있는지 확인하는 기회이자 계기"라며 "삼성은 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구체적으로 실천한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삼성과 지역사회 가교 역할을 하도록 충실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영 사무총장은 "올해로 창립 104주년이 되지만 아직도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 세상에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는 반증"이라며 "세이브더칠드런은 삼성과 협력해 모든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건강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계속 힘쓰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지난 5일 경남 거제도 조선소 인근 해안에서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삼성

나눔위크 이어 내년 기부 약정하는 '기부페어' 시작… 나눔 온기 지속

나눔위크에 이어 11월 15일부터 연말까지 5주간 내년 기부할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기부페어'도 시작된다.

임직원들은 기부페어 기간에 사내 인트라넷에서 내년에 기부하고 싶은 CSR 프로그램을 정하고 원하는 기부액을 설정할 수 있다. 임직원이 정한 기부액은 매월 급여에서 자동 기부되며 회사는 임직원이 약정한 금액에 1대 1로 매칭해 기부금을 출연한다.

금전 후원 외에도 임직원들은 기부페어 기간에 원하는 CSR 프로그램에 대해 재능 기부를 신청할 수 있다. 재능 기부는 임직원이 CSR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혜자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진로 상담 등 멘토링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삼성생명 임직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둘레길에서 조경수를 심는 식목 봉사를 하고 있다.ⓒ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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