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노래할 때, 발표할 때…내 목소리 잘 쓰는 법 따로 있죠

성선해 2023. 11.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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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는 우리가 우리의 성대를 막거나 마찰시켜 내는 소리입니다.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발성(發聲)이라 하죠. 또랑또랑하게 발표하거나, 아름다운 음색으로 노래하고 싶었던 적 있나요. 그러려면 발표에 필요한 발성법과 노래에 필요한 발성법을 알아야 해요. 내 목소리를 직접 모니터링해서 연습을 거듭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문가의 객관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아인(왼쪽)·박리안 학생기자가 전문가에게 효율적인 발성으로 노래하고 발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녹음부스가 마련된 스튜디오를 찾았다.

박리안·정아인 학생기자가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목소리공방을 찾아 전문가에게 일상생활에서 목소리를 잘 내는 법과, 노래를 잘하는 법을 알아보기로 했어요. 김성집 대표가 녹음 부스 앞에서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죠.

"노래를 잘하거나 안정적인 발성으로 말하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해요. 저는 보컬 레슨 외에도 목소리 교정도 많이 하는데요. 자신감이 없던 분들이 레슨을 받으신 후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끼죠."

먼저 보컬 레슨을 통해 내게 맞는 노래를 찾는 법부터 알아볼까요. 리안 학생기자가 "노래를 부를 때 자신에게 맞는 목소리는 무엇을 의미하나요?"라고 물었어요. "노래할 때 목이 편안한 상태가 자신에게 잘 맞는 목소리예요. 목소리가 떨리거나 불안한 상태가 아니라 내가 의도한 대로 가볍게 '툭' 하고 나올 정도여야 하죠. 그렇게 내 목소리를 스스로 조절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해요.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따라가느라 자신과 안 맞는 목소리를 억지로 흉내 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나와 안 맞는 옷을 입는 겁니다."

자신의 목소리가 타인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하려면 녹음장비나 휴대전화로 녹음해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대표의 설명을 듣던 아인 학생기자가 "안정적인 목소리로 고음과 저음이 포함된 노래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궁금해했어요. 이럴 때는 빨대와 페트병을 이용한 훈련이 유용해요. 500mL 페트병이나 물컵에 물을 반 정도 담고 빨대를 집어넣은 뒤, 볼에 바람을 넣어 빵빵하게 만든 상태에서 빨대를 입에 뭅니다. 그리고 적당한 압력을 유지한 채 길게 멀리 분다는 느낌으로 물속 기포의 양을 늘립니다. 이 단계가 익숙해지면 음정을 넣어서 불어보세요. 이 과정을 반복해서 익숙해지면 음계를 넣어서 짧은 노래를 연습합니다. 이 훈련이 익숙해지면 목에 힘이 덜 들어간 상태에서 노래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안정적인 발성으로 고음이나 저음을 내기가 훨씬 쉬워지죠.

노래를 잘하려면 내가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일단 녹음 부스에서 미리 준비해 온 노래를 불러보고, 피드백을 받기로 했죠. 김 대표가 "반주에 여러분의 목소리를 입혀서 하나의 녹음 파일로 만들 거예요. 입을 마이크 가까이 대고 불러야 반주에 목소리가 묻히지 않습니다"라고 팁을 줬어요.

박리안 학생기자가 자신이 선곡한 '오프 더 레코드'를 부른 뒤 김성집(왼쪽) 대표에게 발성법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있다.

먼저 리안 학생기자가 "제 목소리랑 잘 어울리는 노래 같아요"라며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에 도전했어요. 리드미컬한 박자가 특징인 곡으로, 한국어·영어 가사가 섞여 있으며 랩 파트도 있기 때문에 박자감과 명확한 발음이 중요한 곡이죠. 헤드셋을 쓰고 마이크 앞에 서자 신곡을 녹음하기 위해 녹음실을 찾은 가수가 된 기분이었죠. "시간이 됐어~ It's 2 A.M. 목소릴 낮추고 더 속삭여 줄래~♪" 도입부 반주와 함께 시작된 리안 학생기자의 노래는 약 3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첫 녹음을 마친 리안 학생기자는 상기된 얼굴로 "우와, 재미있어요!" 했죠.

이제 반주와 함께 녹음된 목소리를 들어보고, 김 대표의 피드백을 받을 시간입니다. 곡 도입부에 노래를 시작하는 타이밍이 정확하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은 리안 학생기자는 해당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수정을 거듭했죠.

원곡이 의도한 특징을 잘 관찰해서 살리는 것도 노래를 잘하는 방법입니다. 도입부의 가사인 "시.간.이 됐.어~!"는 부드럽게 이어 부르기보다는, 가사 하나하나를 정확한 발음으로 딱딱 집어서 불러줘야 댄스곡 특유의 리드미컬한 느낌이 잘 살아나죠. 리안 학생기자는 김 대표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약 30분 동안 노래를 연습했습니다.

자신의 음색·음역에 맞는 노래를 선곡하는 것 역시 노래를 잘하는 방법 중 하나다.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에게 편안한 상태로 노래해야 한다.


뒤이어 아인 학생기자가 크로스오버 뮤지션 신문희의 '아름다운 나라'를 불렀죠. 서정적인 가사에 국악과 성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곡은 음역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아인 학생기자는 어릴 때부터 국악과 우리 소리를 공부해 왔는데요. 이럴 경우 자기 장기가 잘 살아나는 곡을 선곡하는 것이 노래를 잘 부르는 방법이 되겠죠. 아인 학생기자의 열창을 듣던 김 대표가 "정말 잘하네요. 그런데 한 키 정도 낮추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조언했어요.

한 키를 낮추거나 높인다는 것은 노래 전체의 음을 반음 정도 낮추거나 높인다는 뜻이에요. 만약 악보에 50개의 음이 사용됐을 때 한 키를 낮춘다면 50개의 음을 모두 반음 낮춘다는 겁니다. 김 대표의 피드백을 반영해서 한 키를 낮춘 아인 학생기자는 '아름다운 나라'를 허스키하면서도 구성진 목소리로 한결 편안하게 소화했어요. 이처럼 노래를 잘하려면 내 목소리가 어울리는 장르는 물론, 내 목소리에 맞는 음역도 잘 파악해 불러야 합니다.

일일 보컬 레슨을 마친 소중 학생기자단은 발표·말하기 등 평상시에 필요한 발성에 대한 궁금증도 김 대표와 함께 풀어봤어요. 리안 학생기자가 "많은 사람이 말을 할 때 목이 아파서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합니다. 주로 어떤 이유로 이런 증상이 발생하나요?"라고 물었죠.

녹음부스에서 반주에 맞춰 목소리를 녹음하면 음악 제작·편집 프로그램으로 반주와 목소리를 합쳐 들어볼 수 있어 노래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목소리가 작은 건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평소 큰 소리로 말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보통은 발성과 관련된 이유가 크죠. 아까 빨대와 페트병을 활용해 저음·고음을 안정적으로 내는 법을 연습할 때 말했듯이, 성대를 통해 효율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성대에 힘을 너무 많이 주고 소리를 내는 습관이 든 것이죠."

김 대표가 "발표할 때는 소리를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내야 하므로 많은 힘을 쓰지 않고도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성대를 풀어줘야 한다"며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그 방법을 알려줬어요. 먼저 입을 다물고, 볼에 바람을 잔뜩 불어 넣은 뒤, 검지로 입 중앙을 세로 방향으로 누릅니다. 그 상태로 입 안에서 '후우~' 하고 소리를 냅니다. 이때 다문 입 사이로는 '부우웅~' 하는 소리가 새어 나와야 해요. 소리를 내는 게 익숙해지면 작은 소리에서 큰 소리로, 큰 소리에서 작은 소리로 볼륨을 조절하면서 훈련을 계속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도 도전해 봤는데요. 처음에는 입 밖으로 '뿝' 하는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점점 소리에 힘이 생기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내 목소리를 멀리 보내야 하는 상황인 발표를 앞두고 성대에 들어가 있던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이런 연습을 반복하면 평소 힘이 많이 들어가 있던 성대가 이완되고, 불필요한 힘이 덜 들어간 상태에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줘요. 평소 내가 10 정도의 힘을 써서 소리를 냈다면, 이런 연습을 반복할 경우 5 정도의 힘만으로도 같은 소리를 낼 수 있죠."

목 푸는 연습에 열중하던 이안 학생기자가 "평소 좋은 목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습관이나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나요?"라고 말했어요. "떡볶이·마라탕처럼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아요. 초콜릿처럼 찐득찐득한 음식은 목 안에 붙어서 헛기침·가래를 유발하기 때문에 좋지 않고요. 땅콩 같은 견과류도 입 안에서 잘게 부서진 뒤, 그 조각이 식도에 붙어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안 좋아요. 목 관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물입니다. 목에 좋은 차를 마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사람에 따라 그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어요."

이외에 시끄러운 곳에서 큰소리를 지르는 등 목에 부담이 가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많이들 목이 잠기거나 아프면 속삭이면서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건 성대에 힘을 더 많이 주는 발성이기 때문에 더 부담이 가요. 차라리 그냥 평소대로 이야기하거나, 아예 말하지 않는 편이 더 낫습니다."

정아인 학생기자가 허스키하고 구성진 자신의 음색을 잘 살릴 수 있는 곡인 '아름다운 나라'를 열창했다.


한 구인·구직 사이트가 기업 채용 면접관 883명을 상대로 '채용 면접에서 첫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39.8%의 응답자가 '지원자의 첫인상이 매우 높은 영향을 미친다'라고 답했죠. 또 지원자의 첫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0%가 '발성·성량 등 목소리 톤'이라 응답했어요. 채용 면접뿐만이 아닙니다. 수업시간에 발표할 때, 친구에게 말할 때, 노래방에서 노래할 때도 안정적인 발성과 목소리 톤을 갖고 있으면 호감을 줄 수 있죠. 이제부터 다양한 상황에서 내 목소리를 녹음해 보고, 전문가나 주변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으면서 매력적인 발성을 익혀보는 건 어떨까요.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이번 취재를 통해 보컬 레슨을 받았어요. 제가 고른 곡은 아이브의 '오프 더 레코드'입니다. 노래방에서 부른 적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보컬 레슨 취재라 열심히 연습하고 갔죠. 저는 충분히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레슨을 받으니 부족한 것들이 보였어요. 목을 푼 후 녹음실에 들어가니 마치 아이돌이 된 느낌이었죠. 헤드셋을 끼고 마이크에 다가가 말해보니 녹음실 밖에 있던 김성집 대표님의 목소리가 잘 들렸고, 제 목소리도 잘 들렸어요. 김 대표님의 조언을 듣고 나니 박자·음정 등 고쳐야 할 것이 많았죠. 녹음을 반복해서 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이 노래가 더 좋아졌어요. 녹음된 파일을 통해 제 목소리가 남들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도 알 수 있었죠. 이번 취재는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박리안(서울 태랑초 5) 학생기자

이번 취재로 방문한 목소리공방에서는 평소 궁금했던 소리를 내는 원리와 소리의 구분, 그리고 평소 말할 때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는 발성 교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페트병이나 컵에 물을 채운 뒤 빨대로 기포를 내는 원리로 안정적인 발성을 연습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평소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보고 코칭도 받았는데 TV 속 가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라는 질문에 노래 부를 때 목소리에 자신감이 없었던 분이 레슨 후 자신감이 생겨 노래 부르는 것이 즐거워졌다는 수강생의 말에 보람을 느끼신다는 답변에서 김성집 대표님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의 깊이를 알 수 있었어요.

정아인(서울 영훈초 6) 학생기자

글=성선해 기자 sung.sunhae@joongang.co.kr, 사진=김은지(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박리안(서울 태랑초 5)·정아인(서울 영훈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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