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실 후드 역회전 방치... 2년간 발암물질에 노출된 급식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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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설치된 후드 배기휀이 역회전하면서 급식노동자들이 2년 동안이나 발암물질인 조리흄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학비노조는 대구시교육청에 ▲강동중학교 급식종사자에 대한 지속적 건강관리 계획 수립 ▲급식실 공사 기간 동안 휴업으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하는 급식종사자의 경제적 피해 보상 ▲부실공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식적 절차 및 보고체계 수립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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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후드가 잘못 설치돼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배기휀이 역회전했다는 사실이 2년 후에 밝혀졌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달 재공사에 들어갔다. |
ⓒ 조정훈 |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설치된 후드 배기휀이 역회전하면서 급식노동자들이 2년 동안이나 발암물질인 조리흄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자들은 부실공사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지속적인 건강 관리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에 따르면, 대구시교육청은 2년 전인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강동중학교 급식실 현대화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환기시설인 후드를 교체했다.
이후 급식종사자들은 환기가 안 된다고 학교에 여러 차례 호소했지만,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사가 잘못돼 공기를 배출하는 후드휀이 역회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올해 6월이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달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학교 급식을 중단하고 후드 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동중학교에서 조리실무원으로 15년간 근무했던 박아무개씨는 "어떤 날은 눈도 못 뜰 정도로 연기가 자욱하고 목도 아팠다. 기침하다 급식실 밖으로 뛰쳐나가 숨 쉬고 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튀김이나 볶음이 있는 날은 메뉴 때문에 그런 줄 알았다"며 "환기가 안되고 숨도 쉬기 힘들었다. 영양사에게 이야기하고 학기마다 위생 점검 나오는 교육청 직원에게도 이야기했지만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는 9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환기시설인 후드 공사가 잘못돼 급식노동자들이 발암물질인 조리흄에 노출됐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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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아래 학비노조)는 9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동중학교 급식실 후드 공사가 잘못되어 2년 동안 후드 배기휀이 역회전했다"며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공사를 책임지는 대구교육청이 이 사실을 2년간 몰랐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급식실 환기기설 기술 지침이 만들어지고 난 후 지난해 대구교육청이 전체 학교 후드 조사를 했음에도 고장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대구교육청을 믿고 환기시설 공사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비노조는 대구시교육청에 ▲강동중학교 급식종사자에 대한 지속적 건강관리 계획 수립 ▲급식실 공사 기간 동안 휴업으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하는 급식종사자의 경제적 피해 보상 ▲부실공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식적 절차 및 보고체계 수립 등을 촉구했다.
정경희 학비노조 대구지부장은 "조리가 끝나면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눈도 따가운 고통을 2년 동안 대구시교육청은 방치했다"며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상황들에 대해 교육청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실 노동자들에 대해 폐 CT를 촬영하고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검진과 심리상담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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