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부채 위에 큰 세상을 담다 … 송민호 선면화전

김용권 2023. 11. 6.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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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면화(扇面畵).' 작은 부채 위에 큰 세상을 담았다.

문인화가 서백(庶伯) 송민호 작가가 2일부터 14일까지 전북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선면화 부채전을 열고 있다.

송 작가는 전주부채문화관의 초대를 받았다.

부채문화관은 전주에서 활동하는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과 부채를 매개로 한 예술 창작 교류를 위해 공간을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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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부채문화관서 14일까지 전시 40여 작품 선보여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전시중인 선면화 작품들 앞에 선 서백 송민호 작가.


‘선면화(扇面畵).’ 작은 부채 위에 큰 세상을 담았다.

문인화가 서백(庶伯) 송민호 작가가 2일부터 14일까지 전북 전주부채문화관에서 선면화 부채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난초와 소나무, 대나무, 감나무 등을 40여개의 부채 위에 단아하게 혹은 우직하게, 혹은 주저리 주저리 펼쳐 놓았다.

‘홍매의 유혹’ ‘국화의 매혹’ ‘감 삼형제’ ‘죽죽(竹竹)이어라’ ‘설레임’ ‘매화는 봄이면 어김없이 피어나건만’ 등 부제를 통해 작품들의 특징을 슬며시 드러냈다.

‘난초’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반듯한 당신’과 ‘스승의 그림자’는 전북도문화재 선자장 방화선의 작품과 협업으로 제작했다.

송민호 작가의 작품 ‘난초’


송민호 작가의 작품 ‘홍시’


송민호 작가의 작품 ‘매화’와 ‘홍시’


특히 그는 여백을 강조했다. 가득 채우기보다는 허허롭게 비웠다. 편하게 보고 있노라면 저 멀리 산마루에서 솔바람이 불어오는 듯 하다.

송 작가는 전주부채문화관의 초대를 받았다. 부채문화관은 전주에서 활동하는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과 부채를 매개로 한 예술 창작 교류를 위해 공간을 내주었다.

송 작가는 4일과 9일 오후 2∼5시엔 부채를 갖고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무료로 문인화를 그려주는 시간도 갖고 있다. 4일 스페인에서 온 20대 여성 나라씨는 그로 부터 작은 그림을 받고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선면화는 부채의 여백에 글과 그림을 담아 안부를 물었던 옛 선비정신의 산물입니다.”

그는 “선면화는 시·서·화의 운치가 함께 들어있는 정성어린 선물로 사랑을 받았다”며 “선현들의 멋과 여유를 담은 이번 선면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인화 세계는 사의적(寫意的) 표현으로 한 획만으로도 문자향(文字香)과 흥취가 있으면 격조 있는 예술로 인정되는 분야다”면서 “문인화에서 표현되는 여백미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민호 작가가 지난 8월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장에 마련한 한국화(사군자) 체험의 장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송민호 작가 제공.


특히 그는 지난 8월 부안에서 열린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서 펼친 봉사활동을 잊지 못한다.

당시 송 작가는 동료 문인화가 10여명과 함께 한국화(사군자)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청소년과 지도자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기도 하고 직접 그려보도록 하는 기회도 줬다.

“새만금 잼버리가 많은 파행으로 안타깝게 마무리됐지만 당시 우리 체험장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송 작가는 “하루 300명 이상 최대 700여명이 우리 부스를 찾아와 좋은 경험을 하고 갔다”며 “그들이 부채에 글씨를 쓸때는 그 자리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무조건 한글로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4월에는 전주향교 앞 갤러리 한옥에서 ‘한국의 정물과 풍경, 마음자리를 물들이다’란 주제로 문인화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에서 겨울 찬바람을 딛고 이제 막 피어난 매화, 귓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소나무, 정겨운 참새들의 지저귐, 전주의 감 대봉시까지 다양한 소재가 그의 화폭을 수놓았다.

서원수묵연구회장인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 신춘휘호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회원, 서원수묵연구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축전 국제아트페어전(킨텍스)에도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우수상,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최우수작가상, 온고을미술대전 대상 등을 받았다.

글·사진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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