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맞다’고 하지 말자
“생각해 보니 네 말이 맞다.”
위 예문은 평소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문법상 맞지 않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어떤 부분이 바르지 못한 걸까.
너무 자연스러워 많은 이가 어느 부분이 틀렸는지 알아맞히기 힘들 듯하다. 여기서 틀린 부분은 바로 ‘맞다’이다.
‘맞다’는 동사다.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 ‘말, 육감, 사실 등이 틀림이 없다’ ‘어떤 대상의 맛, 온도, 습도가 적당하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동사가 현재 시제의 서술형일 때는 기본형 그대로 쓰이지 못하고 ‘먹는다’ ‘간다’ 등과 같이 ‘-는다’ ‘-ㄴ다’ 형태로 붙여 쓸 수 있다.
형용사의 경우 동사와 달리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나타낼 때는 ‘-는다’ ‘-ㄴ다’처럼 쓰지 않고 기본형으로 써야 바르다. 형용사인 ‘예쁘다’를 ‘예쁜다’라고 하지 않는 것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맞다’의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찾아보면 ‘그렇다’ 또는 ‘옳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란 설명도 있다. 여기서 ‘옳다’는 형용사다. 즉, ‘맞다’가 형용사처럼 인식되고 쓰일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많은 이가 ‘맞다’를 틀린 표현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맞다’를 동사로만 규정하지 말고 형용사로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므로 ‘맞다’는 ‘맞는다’로 고쳐 쓰도록 하자.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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