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다이어트' 나선 LH, 40년간 놀던 여의도 '알짜부지' 판다

김원 2023. 10. 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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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매물로 내놓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번지 부지.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중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알짜 부지’를 매각한다.

30일 LH는 8264㎡(약 2500평) 규모의 여의도동 61-2번지 토지를 실수요자 대상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급하는 토지는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인근에 있다.

현재 이 부지는 공터로 남아있다. 공급예정가격은 약 4024억원이며, 30일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다음 달 13일 낙찰자 선정, 22일 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이다.

이 부지는 올림픽대로, 여의대방로, 원효대교 등에서 진입이 편리한 우수한 도로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샛강역, 5호선 여의나루역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고 여의도 환승주차장과 연계한 시내버스 광역교통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다.

현재 이 땅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또한 한강 변 중점경관관리구역으로 7층 이하로 건물을 지을 수 있다. LH는 “서울시가 지난 5월 발표한 여의도 금융 중심지구단위계획안이 최종 확정되면, 이번 공급되는 토지가 위치한 ‘도심 기능 지원지구’는 공공·생활편익·주거 등 다양한 입지가 가능하도록 도시기능이 복합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해당 부지는 학교용지로 지정됐으나 여의도에 더는 학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40년간 공터로 남아있었다. 2021년 문재인 정부는 ‘8·4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해당 부지에 300가구 규모의 일자리 연계형 공공임대주택을 새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주민들은 주민협의회를 구성해 ‘재건축은 틀어막고 닭장임대 졸속 추진, 여의도 주민 무시하냐’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크게 반발했다. LH 관계자는 “2021년 8·4대책에서 공공주택 후보지로 발표됐지만 이후 사업이 보류되면서 현재 매각에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H는 ‘빚 다이어트’를 위해 알짜 부지를 잇달아 매물로 내놓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LH의 재무상태에 대해 “부채가 153조원이고 부채비율이 현재 219%인데 2027년까지 208%로 낮추게 되어 있다”며 “현 상태에서 경제여건이 악화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해 악성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등에 맞춰 우량 자산인 수도권 사옥 부지 3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경기남부지역본부와 광명시 일직동 광명시흥사업본부, 하남시 풍산동 하남사업본부 사옥 부지 등이다.

지난 9월에는 LH서울본부가 강남구 자곡동 2개 필지를 930억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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