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이 죽염으로... 그 비밀스러운 매력
매월 첫째주, 방방곡곡 진솔한 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체험 함양 삶의 현장'을 연재한다. <주간함양> 곽영군 기자가 함양의 치열한 노동 현장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면서 직업에 대한 정보와 함께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흥미롭게 전하는 연재 코너이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 '함양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자말>
[주간함양 곽영군]
아홉 번의 그을림, 그 속에서 탄생하는 자연의 신비 죽염. 과거 인산 김일훈 선생의 비법을 전수받아 아들인 김윤세 회장이 죽염제조법을 대중화시키며 관련 상품들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죽염은 일반 소금과 달리 묘한 감칠맛으로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 특히 체내 활성산소를 낮추는 효과까지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았다.
죽염은 고온의 열로 아홉 번을 구워내야만 비로소 완성품으로 탄생한다. 제조과정부터 상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어느 것 하나 순탄치 않은 죽염. 이번 '체험 함양 삶의 현장'에서는 수동면에 위치한 인산가 죽염공장을 방문하여 천일염에서 죽염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체험하고 그 비밀스러운 매력을 엿보기로 했다.
10월 7일 오전, 함양군 들녘에는 잘 익은 벼들이 황금빛 물결을 치며 가을의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함양읍에서 출발해 목적지까지 10분 남짓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인산가 죽염공장에 도착하니 이종민 과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서먹함도 잠시 간단한 인사와 함께 오늘 체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과장은 "오늘 체험은 크게 3종류로 대나무에 소금을 넣고, 입구를 황토로 봉하고 굽는 과장을 체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으나 힘든 작업임은 틀림없다.
체험에 앞서 위생장갑, 모자, 가운을 입고 공장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파트별로 명확하게 구분돼 있는 건물 내부에는 직원들이 죽염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앞서 작업하고 있는 선임자와 신나게 대나무로 난타공연을 펼쳤다. 그렇게 10분도 채 지나지 않고 포기를 선언했다. 대나무 자체의 무게도 무게지만 소금이 가득한 대나무의 육중함은 상상 이상이다. 쩔쩔매고 있던 우리와 달리 선임자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대나무를 바닥에 내려쳤다. 베트남 출신인 선임자는 웬만한 한국 사람보다 한국어가 능통했다. 그녀는 "식사 거르고 오셨어요? 왜 조금하고 지치셨어요. 아직 할 일 많아요. 힘내요"라고 격려했다. 밥 두 그릇 먹고 왔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입구를 황토로 봉한 대나무는 쇠가마에 한 번에 70개 가량 넣고 소나무 장작을 이용해 600도 이상 고온에서 가열한다. 위 과정이 아홉 번 반복되면 비로소 최고 품질의 죽염이 탄생하는데 특히 마지막 단계인 아홉 번째는 1200도 이상 고열로 가열하여 불순물을 모두 제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죽염은 곧바로 금속 탐지기에 들어가 금속 및 이물질을 추가로 확인한다. 끝으로 죽염 일부 샘플을 가지고 건물 내부에 있는 연구소에서 최종 불순물 테스트를 마치면 비로소 상품이 된다.
이종민 과장은 "죽염이 만들어 지는 과정은 크게 대나무 통 안에 소금을 넣고 소나무 장작 불로 가열해 나오는 것을 다시 분쇄하여 같은 과정을 아홉 번을 거치면 된다"며 "대나무는 3년 이상 자란 나무를 사용하고 있으며 천일염은 서해안에서 공수해 3년간 간수를 뺀 소금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산가 죽염의 효능에 대해 "죽염은 다른 일반 소금과 달리 환원력이 높다. 저희 회사에서 자체 실험을 진행한 결과 같은 농도의 일반 소금과 죽염 소금이 담긴 각각의 물속에 철근을 넣었더니 죽염에서 높은 환원력을 보이며 철근이 녹슬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인산가에서 생산되는 죽염은 생활죽염과 건강보조 식품으로 나눠 생산되고 있다. 각자의 기호에 맞게 구매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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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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