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전 총리 별세…“갑자기 심장병 발생”

오주환 2023. 10. 2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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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퇴임한 리커창 중국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리 전 총리는 지난 3월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를 끝으로 퇴임했다.

리 전 총리는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중국 매체는 이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이 취임한 뒤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10년간 '중국 2인자'인 국무원 총리직을 지키면서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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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전 국무원 총리가 지난해 3월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월 퇴임한 리커창 중국 전 국무원 총리가 27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향년 68세.

CCTV는 “리커창 동지에게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생했고, 27일 0시10분 상하이에서 세상을 떠났다”며 “부고를 곧 낼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은 리 전 총리의 사인이 심장마비(heart attack)라고 전했다.

리 전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 2기 경제를 이끌었다.

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의 1인 독주 체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도 결정적 시기마다 한 번씩 소신 발언을 해 일반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리 전 총리는 지난 3월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를 끝으로 퇴임했다.

리커창 중국 전 국무원 총리가 지난 9월 간쑤성 둔황의 모가오굴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X(옛 트위터) 캡처


리 전 총리는 퇴임 약 6개월 만인 지난 9월 간쑤성 둔황의 모가오(莫高·막고)굴을 방문하는 공개활동에 나서 주목받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중국 매체는 이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1955년생인 리 전 총리는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서기와 허난성 당위원회 서기 겸 성장, 랴오닝성 당위원회 서기 등을 거쳐 2007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리커창 중국 전 국무원 총리가 2017년 3월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리 전 총리는 중국공산당 내 주요 파벌인 공청단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당내에선 비슷한 연배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기인 2008년부터 국무원 부총리를 지냈고,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기 전에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와 함께 후 전 주석의 뒤를 이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계와 장쩌민계인 상하이방이 연합해 시 주석을 밀어주면서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이 취임한 뒤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10년간 ‘중국 2인자’인 국무원 총리직을 지키면서 중국 경제 정책을 총괄했다.

한때 시 주석의 경쟁자이기도 했던 리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시진핑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민중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 전 총리는 2020년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 당시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명의 월수입은 겨우 1000위안(약 18만원)밖에 안 되며, 1000위안으로는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 주석이 강조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가 27일 리커창 중국 전 국무원 총리를 다룬 백과사전 페이지를 흑백으로 전환했다. 바이두 캡처, 연합뉴스


지난해에는 전국 화상회의를 열어 10만명이 넘는 공직자들 앞에서 중국의 경제 상황이 2020년 우한 사태 때보다 심각하다고 발언하며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집단지도체제가 약화하고 시 주석에 권력이 한층 집중되면서 리 전 총리의 영향력은 갈수록 약해졌다. 그는 올해 3월 리창 총리에게 자리를 넘기고 퇴임했다.

이날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는 리 전 총리를 다룬 백과사전 페이지를 흑백으로 전환했다. 거의 모든 중국인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메신저 위챗(微信)에선 ‘리커창’이라는 단어의 전송이 통제된 상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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