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들, 등록금으로 금융상품 1조7000억 투자했다 ‘쫄딱’

임송수 2023. 10. 2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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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과 기부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금융투자에 나섰던 국내 주요 사립대학 4곳 중 3곳이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26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사학진흥재단의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 현황'에 따르면 교비회계 적립금을 활용해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대학 60곳 중 45곳이 2022 회계연도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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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기부금 재원 교비회계 적립금, 2022 회계연도 수익률 -6.8%
기금운용심의회 외부전문가 10명 중 1명 꼴… 전문성·투명성 부족
영남대학교 전경. 영남대 제공


등록금과 기부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 적립금으로 금융투자에 나섰던 국내 주요 사립대학 4곳 중 3곳이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대학이 거둔 평가손실 규모는 1000억원이 넘는다. 학생들의 등록금까지 포함된 거액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각 대학 기금운용심의회(이하 심의회)의 외부 전문가 비중이 11%에 불과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사학진흥재단의 ‘사립대학별 교비회계 적립금 유가증권 투자 현황’에 따르면 교비회계 적립금을 활용해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대학 60곳 중 45곳이 2022 회계연도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75%가 투자원금 대비 평가손실을 입은 것이다. 이 비중은 직전 회계연도(69%)보다 확대됐다.

이들 대학의 전체 투자원금(1조6529조원)에 대한 수익률은 –6.8%였다. 금액으로 보면 평가손실액은 1120억원으로 전년(-58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큰 손실을 본 이유는 과거부터 보유 중인 유가증권의 가치가 지난해 금융시장 부진 속에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실 만회를 위해 새로 투입한 2022 회계연도 투자금에서도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신규 투자액 4528억원에 대한 평가액은 4467억원으로 평가손실액은 61억원이다.

대학별로 보면 영남대는 96.5% 평가손실(5억2000만원)을 입어 2019년 이후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영남대는 2007년 투자한 채권형 펀드의 투자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경남대(-90.7%·19억6000만원), 동아보건대(-79.4%·11억2000만원), 고려대(-66.6%·4000만원), 경동대(-60.8%·21억3000만원), 경복대(-60.8%·55억7000만원), 명지전문대(-58.4%·124억4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교비회계 적립금은 건축비용 충당, 장학금 지급, 연구장려, 퇴직금 지급, 학교발전 등을 위해 기금으로 예치·관리하는 자금이다. 기부금, 학생들의 등록금 등이 재원이다. 2022 회계연도 전체 대학의 신규 적립액 중 등록금 비중은 18% 수준이다.

수백억원을 굴리는 대학 심의회 조직이 투명성·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회계 적립금은 투자에 앞서 심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심의회가 구성된 133개 대학의 심의회 위원 1284명 중 외부전문가는 11%인 142명에 그쳤다. 심지어 동문을 위원으로 위촉한 대학도 34곳이나 있다.

심의회 위원 선임 과정도 불투명하다. 외부전문가를 공개 모집하는 곳은 가톨릭관동대·국민대·삼육대·신라대·을지대 등 10곳에 불과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심의회 내 외부전문가를 1명 이상으로 규정한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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