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野 전·현 원내대표, 이재명 면전서 개딸 책임론…"테러 수준"

강보현, 김한솔 2023. 10. 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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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현직 원내대표단의 오찬에서 “(강성 권리당원들의 비명계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방치하지 말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회원을 포함한 강성 권리당원들이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을 상대로 "수박(비명계 의원을 비하하는 용어) 아웃", "해당 행위 하는 쓰레기" 같은 욕설 문자를 쏟아내는 데 대한 이 대표 책임론이 면전에서 제기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와 도시락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무 복귀 일성으로 내건 ‘단합’ 메시지를 강조하고, 전·현직 원내대표로부터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홍익표 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태년·박광온·박홍근·우상호·우원식·윤호중·이인영·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이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을 진행할 때만 해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홍영표 전 원내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이 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4선 홍영표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중도 확장적인 메시지와 정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위해서는 의원들에 대한 테러 수준에 가까운 공격을 당에서 방치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고 한다. 친명계 지도부 및 일부 초선 의원이 유튜브에 나와 동료 의원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점도 지적하면서 “그런 데에 일단 출연 자체를 안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홍 의원은 이 대표가 강조해 온 혁신의 방향에 대해서도 “부도덕 부패와 단절하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나 김남국 코인 문제에 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들은 이 대표는 묵묵부답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대표는 거의 참석자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었다”고 전했으며, 다른 참석자는 “전·현직 원내대표들이 건설적인 차원의 조언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전현직 원내대표들이 26일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다른 참석자들도 당 운영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민주당이 대안 정당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정부·여당 공세만으로 충분치 않다”며 “R&D(연구개발) 예산과 민생 입법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당무 중심이 외연 확장 기조로 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시간 30분간 진행된 도시락 오찬을 마친 후 “총선 승리를 위해선 첫 번째 조건도 마지막 조건도 단합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브리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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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개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분열은 필패이고 단결은 필승이라는 각오로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이 168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며 “잘못된 국정 운영을 심판해야 국가의 퇴행과 우리 국민의 불행을 막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은 더더욱 하나가 되고 우리 국민에게 기대를 심어드려야 한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단합하고 단결해서 국민의 승리로 나아가는 길을 넓혀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르면 27일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인선을 발표할 전망이다. 전날 당 지도부는 비공개회의에서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인사를 정책위의장에 앉히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호남 홀대론과 대전 대덕구 현역인 박영순 의원에 대한 불이익으로 비칠 거란 우려가 있어 대표가 마지막까지 숙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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