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00억대 해외원조 사업, 계약서조차 없었다

구채은 2023. 10. 25. 12: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미얀마와 콜롬비아, 타지키스탄에 공적개발원조(ODA) 명목으로 총 47억23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현재까지 정부 간 원조 약정서(협의의사록)조차 맺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ODA는 국가 간 원조 사업임에도 약정조차 맺지 않은 채 일단 쓰고보자는 식으로 졸속추진함에 따라 발생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사업 집행도 검토나 협의의사록 없이 관행적으로 인건비 등 예산을 집행하는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원조 추적기]②
정부 간 약정도 안 맺고
예산부터 집행 수두룩

정부가 미얀마와 콜롬비아, 타지키스탄에 공적개발원조(ODA) 명목으로 총 47억23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현재까지 정부 간 원조 약정서(협의의사록)조차 맺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시 사각지대’에 있는 무상원조 부실 사례의 단면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산업기술진흥원(이하 산업진흥원)의 경우 2017년 이후 500억원 규모의 ODA 예산을 협의의사록 체결 전에 썼다.

25일 본지가 감사원 ‘ODA사업 추진실태’ 보고서와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요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산업진흥원은 39건의 ODA 사업 예산을 협의의사록(RD·Record of Discussions) 체결 전에 집행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요구자료<자료=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 산업기술진흥원>

협의의사록은 국제개발협력의 양해각서(MOU)에 준하는 서류다. 국가간 법적구속력이 있는 ‘조약’ 또는 ‘협정’은 아니지만 기관 간에 주고받은 ‘약정’ 수준의 효력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비롯해 국제 원조 전담기관은 협의의사록을 체결한 뒤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원조 예산을 집행한다. 협의의사록에는 사업 목적 및 기간, 분야, 공여국 측 지원, 수원국 측 부담사항 등이 기관 서명과 함께 세부적으로 적혀있다. 협의의사록 없이 예산을 쓸 경우, 원조를 받는 나라가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거나 기자재를 받지 않더라도 대응할 근거가 없다.

특히 ▲타지키스탄 수그, 고르노바닥산 태양광 발전 및 ESS 구축 사업, ▲콜롬비아 폰도레스지역 친환경에너지 전력화지원 사업, ▲미얀마 농기계 산업 기술개발센터 조성 사업, ▲미얀마 에너지자립형 마을 구축 사업, ▲미얀마 LED조명 기반조성 지원 사업 등 총 5개 사업은 현재까지도 협의의사록이 체결되지 않았다(2023년 9월 27일 기준)

페루 스마트배전망 구축지원 사업은 수행기관이 2017년에 지정됐지만, 협의의사록은 그로부터 2년(798일)이 지난 2019년에 체결했다.

타지키스탄 태양광 사업도 협의의사록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여비 2억7500만원, 기타 비용 1억3600만원을 우선 썼다. 콜롬비아 폰도레스지역 친환경에너지 전력화 사업은 1억4700만원의 인건비와 4100만원의 여비 기타비용 6700만원이 협의의사록 체결 전 지불됐다.

이외에 미얀마 농기계 산업기술개발센터, 에너지자립형 마을 구축, LED조명 기반조성 지원 사업 역시 현재 협의의사록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세 사업 모두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재개가 불투명하지만 각각 4억3600만, 26억2700만, 9억9400만원의 예산이 이미 쓰였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ODA는 국가 간 원조 사업임에도 약정조차 맺지 않은 채 일단 쓰고보자는 식으로 졸속추진함에 따라 발생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사업 집행도 검토나 협의의사록 없이 관행적으로 인건비 등 예산을 집행하는 행태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인포그래픽 페이지■

태양광과 장작 - 베트남 반 라오콘 르포

(story.asiae.co.kr/vietnam)

원조 예산 쪼개기는 어떤 문제를 가져오나

(story.asiae.co.kr/ODA)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