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교육업]늦은 에듀테크 전환이 불러온 위기…성인·시니어시장에서 반전 모색

최동현 2023. 10. 25.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③대교, 3년 연속 영업적자
오프라인 위주 사업 구조로 코로나19 직격탄
지난해 시니어 브랜드 '대교 뉴이프' 론칭

편집자주 - 학습지 중심으로 성장했던 전통의 교육기업들이 ‘에듀테크’에 대응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있다. 신생 에듀테크 기업들은 독창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기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교육업체들이 에듀테크 시대에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강호준 대교 대표.

1976년 한국공문수학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교육사업을 시작한 대교는 일대일 방문 학습 시스템을 개발해 1991년 학습지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눈높이'가 대표적이다.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IMF 외환위기에도 큰 타격없이 1999년 매출이 5600억원을 넘어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고 2011년 매출이 9300억원까지 늘었다. 당시 교육업계에서는 대교가 교원에 이어 두번째로 매출 '1조원 클럽'에 무난히 입성할 것이라는 데에 의심하지 않았다.

20여년간의 꾸준한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태블릿 등 IT기기가 보급되고 인터넷·화상학습 등으로 비대면 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방문 중심의 전통 학습지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에듀테크'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것도 이 시기다. 당시 많은 교육업체들이 에듀테크 체제로 전환을 시도했지만 대교는 한 발 멀리서 지켜볼 뿐 변화에 순응하지 않았다. 그동안 오프라인 위주의 교육 사업을 워낙 크게 벌여놓았기 때문이다.

2011년 611억원에 달했던 대교 영업이익이 다음해 316억원으로 반토막나자 대교는 무리한 신사업 확장보다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대교출판과 외국어 교육업체 대교이오엘을 흡수합병하는 등 부진한 계열사들을 정리했다. 2010년대부터 강영중 대교 회장의 장남인 강호준 당시 해외사업전략실장이 해외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반전을 모색했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 해외 법인에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2018년 중국법인, 2019년 베트남법인, 2020년엔 영국법인을 잇따라 청산했다. 2017년 11개였던 대교 해외 법인은 지난해 기준 7개로 줄었다.

경쟁사 대비 느린 디지털 전환과 무리한 해외사업 추진은 코로나19에 접어들면서 큰 위기를 불러왔다. 많은 경쟁업체들이 비대면 교육 열풍 속 각종 에듀테크 콘텐츠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끌어모았지만 대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전국 1000여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공부방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2020년엔 창사 이래 첫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폭은 500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1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교의 대표 학습지 브랜드 '눈높이'.(사진출처=대교 눈높이 홈페이지)

대교도 에듀테크에 완전히 손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15년 수학 과목에 한정된 스마트 교육 브랜드 '써밋'을 출시했다. 2018년엔 인공지능(AI) 수학교육 플랫폼 업체 '노리'를 284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업체 기술을 써밋에 접목해 '써밋 스피드 수학'과 '써밋 스코어 수학' 등을 선보이며 AI 학습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강호준 대표 체제로 전환한 2021년 3월엔 AI 스마트 학습 서비스 '써밋 스텝 국어·영어'를 선보였고 같은해 12월 초등 전과목 AI 학습 '마카다미아 올인원'을 출시하는 등 에듀테크 서비스 과목과 대상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대교는 초중고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유아는 물론 직장인까지 교육 대상을 넓히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0년 성인 어학시험 플랫폼 '반보'(Vanvo)를 론칭했다. 성인들이 체계적으로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 어학시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지난 13일엔 성인 대상 초급자용 영어회화 전문 학습지 '눈높이에 딱 맞는 영어'를 출시했다.

시니어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를 넘어 2025년 초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교는 지난해 1월 시니어 토탈케어 브랜드 '대교 뉴이프'를 론칭했다. 대교 뉴이프는 데이케어센터와 방문요양 등 장기요양보험서비스를 비롯해 요양보호사 교육원 운영, 전문강사 육성·파견, 인지강화 콘텐츠 개발 등 고령인구 삶 전반에 걸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교 관계자는 "올해 문을 연 대교 뉴이프 데이터케어센터 1호점의 경우 오픈 한달만에 정원이 초과하고 입소에 관한 문의도 꾸준하다"며 "대교 뉴이프로 시니어에 특화된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하고 개인별 맞춤케어와 표준화된 인력 서비스 제공 등 실버산업 전반의 서비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그룹의 시니어 사업 브랜드 '대교뉴이프'가 서비스하는 시니어 인지강화 콘텐츠 과정.(사진출처=대교 뉴이프 홈페이지)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