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처럼 마라톤 뛰고 싶은 초보자, 꼭 보세요

신소영 기자 2023. 10. 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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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코스의 마라톤을 뛸 때 부상을 방지하려면 꾸준한 훈련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사진=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캡처
청명한 하늘 아래 뛰기 좋은 계절, 가을은 마라톤 시즌이다. 특히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의 마라톤 풀코스(42.195km) 도전이 화제가 되며 마라톤에 관한 관심도 더욱 뜨거워졌다. 마라톤은 심폐 지구력을 높이고, 면역력과 정신 건강을 향상시키는 등의 이점이 있다. 다만, 준비 없이 무작정 5km~최대 42.195km(풀코스)의 거리를 뛰었다간 완주는 고사하고 무릎‧허리 등에 큰 부상을 당하기 쉽다. 기안84처럼 초심자여도 잘 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라톤 '꿀팁',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마라톤에 앞서
▶발 모양 맞는 쿠션 충분한 신발 골라야
마라톤이 처음이라면, 우선 어떤 운동화를 신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너무 딱딱하거나 쿠션이 없는 신발은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발목‧무릎 관절에 좋지 않다. 따라서 쿠션이 충분한 운동화를 선택해 발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어렵다면, 본인의 체형을 분석한 뒤 신발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18번의 마라톤 출전 기록을 가진 마라톤 전문가이자, 러닝화 판매 전문점 ‘러너스클럽’을 운영하는 임춘식 대표는 “사람마다 각각 발 모양과 뛰는 모습 등은 다 다른데, 그 형태에 맞게 스포츠 브랜드에서 신발이 나온다”며 “본인에게 맞는 신발을 골라야 무릎도 덜 아프고, 장거리를 뛸 때 부상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초보자들이 마라톤 때 실수로 ‘레이싱화’를 신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얇은 신발을 신고 장시간 뛰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부상 예방, 테이핑‧온찜질 
마라톤 전에는 특히 무릎이 다치기 쉬워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무릎이 좋지 않거나, 긴 코스를 뛴다면 테이핑이나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북연세병원 정형외과 박영식 원장은 “테이핑은 다리를 완전히 감싸는 형태로 하면 쪼여서 오히려 혈액순환에 좋지 않다”며 “무릎 위아래로 테이핑을 하고, 보호대는 응급용으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뛰기 전 핫파스나 핫팩 찜질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힘줄이나 인대가 뻣뻣하면 손상이 올 수 있는데, 따뜻한 파스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다. 반면 차가운 스프레이의 경우 뛰기 전에 뿌리면 맨톨 성분으로 인해 관절을 굳게 하므로, 마라톤을 끝낸 후에 뿌려야 한다. 하지만 박 원장은 풀코스의 경우 이런 것들이 모든 부상을 막아줄 수는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뛸 수 있는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그에 맞는 거리를 뛰는 것이라고 전했다.

▶'런지'등 근력 운동 해둬야​
한편, 무릎 부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하체 근육을 키워야 한다. 임춘식 대표는 특히 달리기에 가장 도움이 되는 트레이닝으로 ‘런지’를 추천했다. 런지는 똑바로 서서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디딘 다음, 허벅지가 바닥에 평행이 될 때까지 낮추는 운동법이다. 임 대표는 “달리기를 할 땐 앞발과 뒷발이 벌어지며 한발로 착지하는데, 그때 중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무릎에 무리가 덜 간다”며 런지 등의 트레이닝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매일 런지 양발 20개를 3세트 반복하면 하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마라톤이 시작됐다면
▶미드풋 러닝‧좁은 보폭으로 뛰면 충격 줄여줘
그렇다면 마라톤을 뛸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와 함께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달리는 도중 갑자기 속도를 올리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2배 정도로 높아진다. 또한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신체에 작용하는 하중이 늘어 허리 주변 근육이나 인대에 무리가 간다. 따라서 달릴 때 시선은 항상 전방 18~20m를 응시하고, 옆에서 봤을 때 머리와 허리, 엉덩이까지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얼굴은 정면에, 턱은 살짝 아래로 하면 자세를 유지하기 쉽다. 또한 마라톤은 배에 힘을 주고 팔치기를 제대로 해야 효과적이다. 힘을 뺀 상태로 팔을 갈비뼈 위치에 직각으로 들고 손을 앞뒤로 움직이는 게 가장 좋다. 달리면서 손을 함께 움직이면 몸통이 돌아가지 않도록 잡아줄 수 있다.

올바른 달리기를 위해서는 미드풋 러닝을 실천하는 게 좋다. 미드풋 러닝은 무게 중심을 발 가운데에 둬서 발 앞과 뒤가 동시에 땅에 닿는 방식이다. 이렇게 뛰면 자연스럽게 무릎 각도가 굽혀지고, 종아리보다는 허벅지의 힘으로 러닝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근육의 힘으로 오랫동안 체력을 보존하고, 적은 충격으로 달릴 수 있다. 또한, 박영식 원장은 기록보다는 완주가 목표인 초보자라면 특히 보폭을 줄여 뛰는 것을 권장했다. 그는 “보폭을 줄여 잔걸음으로 뛰면 넓은 보폭으로 뛸 때보다 몸의 중심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쭉 흐르듯이 가기 때문에, 몸의 충격이 덜 들어가고 적은 에너지로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5km마다 물‧간식 섭취하고, 무릎 아프면 속도 줄여야
마라톤을 뛰다 보면 어느 순간 몸 곳곳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등 고비가 올 수 있다. 그야말로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우선 오랜 시간 뛰다보면 일시적으로 관절막이 당겨지거나 늘어나면서 무릎 관절 라인에 통증이 느껴진다. 이때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박영식 원장은 “속도를 줄이고 시간이 좀 지나면 관절에 열이 오르고 부드러워지기 시작하면서 통증이 없어지는 경우도 꽤 많다”며 “통증이 견딜 만한 정도라면 속도를 줄여 차차 통증이 줄어드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도를 줄여도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땐 멈춰야 한다. 연골판이 찢어졌거나, 퇴행성관절염에 의해 연골이 떨어져 나온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프(21.0975km)나 풀(42.195km)의 장거리 마라톤 코스에서는 어지러움이나 현기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마라톤 대회에서 토를 하거나, 실신하는 사례도 많다. 임춘식 대표는 숙련된 사람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파워젤을 휴대해 10km마다 먹는 경우도 많지만, 준비된 것이 없는 초보자라면 코스의 5km마다 구비된 급수와 간식을 꼬박꼬박 먹는 것을 추천했다. 그래야 당 떨어짐과 현기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심한 현기증이 온 경우엔 뛰는 것을 바로 멈춰야 한다. 쓰러질 위험이 있으므로 의료지원팀이나 자원봉사자, 주변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해 구급차가 오게끔 해야 한다. 특히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초심자들이 무리하게 뛰었다가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한다.

◇마라톤 후에는
▶근육통 완화엔 냉각 찜질‧스트레칭

긴 마라톤이 끝났다면, 그 후에도 몸을 살펴야 한다. 전신에 심한 근육통이 오고, 크고 작은 신체 부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의 체력 이상으로 무리한 경우 추후에도 통증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박영식 원장은 “마라톤 후에는 힘줄, 인대 쪽에 염증이 갈 확률이 높다”며 “열감이 느껴지거나 근육통이 있는 부위에는 차가운 냉각 찜질을 하고, 진통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스트레칭‧마사지로 근육, 관절을 잘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마라톤이 끝난 뒤에도 무릎 통증이 계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딱딱한 아스팔트에 발을 내딛는 충격에 의해 급성 관절염으로 무릎에 물이 차는 '활액막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퇴행성 질환인 십자인대 손상, 반월상연골판 손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박 원장은 “무리한 운동 후에는 탈수나 근육융해증이 올 수 있다”며 “그럼 콩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마라톤 이후에 수분섭취를 많이 하면서 소변을 자주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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