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엄마가 얼굴에 그림 그려줬어요"... 웃음 넘치는 아이들 마을축제

이영일 2023. 10. 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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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 배곧누리초등학교-배곧너나들이센터 "학교가 마을이고 마을이 학교다"

[이영일 기자]

 비가 살짝 오는 흐린 날씨였지만 축제 현장은 북적였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모습도 흥을 돋기에 충분했다.
ⓒ 이영일
"까르르까르르, 깔깔깔깔..."
"북적북적, 왁자지껄..."

경기도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가 아침부터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왁자지껄한 소리로 뒤덮였다. 마을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 학교는 시흥시 해송십리로에 있는 배곧누리초등학교.

배곧누리초와 배곧너나들이센터는 19일 오전 9시부터 초등학교 내에서 축제의 한마당을 시작했다. 너와 내가 함께 나누며 허물없이 말을 건넨다는 의미가 담긴 배곧너나들이센터의 철학에 맞게 축제 이름도 '너와 내가 함께 누리는 마을축제'로 정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배곧너나들이센터는 경기도 시흥시와 시흥교육지원청, 시흥시인재양성재단이 공동으로 지역사회 미래교육의 새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추진 중인 시흥형 학교복합시설을 상징하는 센터다.
 
 배곧너나들이센터 전경.
ⓒ 시흥시인재양성재단 제공
 
단순한 문화센터 기능 개념을 넘어 학교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주민의 욕구를 반영한 평생교육 시각하에 주민, 아동을 위한 교육과 문화, 체육, 공영주차장의 아이디어를 접목한 공동체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배곧너나들이센터는 2019년 10월에 개관했다. 지난 4년동안 미래교육, 평생교육과 주민 주도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융합한 공간과 사업의 접목으로 창의적인 시흥형 학교복합화시설의 모델로 입소문이 났다. 이날 이 마을축제는 이런 지역사회 커뮤니티 활동의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의 성격을 지닌다.
 
 딱지치기에 신난 아이들.
ⓒ 이영일
 
비가 살짝 오는 흐린 날씨였지만 축제 현장은 북적였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모습도 흥을 돋구기에 충분했다. 페이스페인팅, 추억의 뽑기 코너, 만국기 딱지 만들기, 종이컵 쌓기, 세계 악기 체험하기, 버튼 만들기, 젠가 게임, 우드팽이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배곧너나들이센터 본관 안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직접 만든 작품들과 직접 작곡한 음악을 전시하고 상영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부스에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은 호기심과 재미로 환했다. 그야말로 신나는 표정들이었다.

아이들에게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가르쳐주는 선생님들은 모두 학부모들과 주민이다. 오늘 행사를 위해 주민과 학부모도 기꺼이 축제의 일꾼으로 자처했다고 한다. 축제 준비를 통해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인공인 주민과 학부모, 너나들이센터와 배곧누리초 교사들이 함께 소통하는 것이 마을을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제 얼굴에 그림 그려준 선생님이 제 친구 엄마예요”...인기 높은 페이스페인팅.
ⓒ 이영일
축제에 참여한 이 학교 3학년 김아무개 어린이는 "다 재미있지만 페이스페인팅이 제일 재밌다"고 말한다. "제 얼굴에 그림 그려준 선생님이 제 친구 엄마예요"라며 쑥쓰러운 듯 웃었다. 다른 부스에서 만난 4학년 남자 어린이 2명은 기자를 보자 탈을 쓰고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기도 했다. 코에 고양이 수염을 그려넣은 한 어린이는 기자의 카메라 셔터가 터지자 놀란 듯 눈을 '질끔' 감았다가 웃었다.  
사실 오늘 마련된 프로그램은 어느 축제의 현장을 가도 다 있을법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은 초등학교에서의 마을축제는 주민과 학부모, 학교와 배곧너나들이센터 활동가들이 함께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작지만 큰 미래를 위해 마음을 더하고 서로 허물없는 공간공동체를 일구고 있는 이들의 마음이 일군 현장이기에 다가오는 느낌은 사뭇 달랐다.
 
 남자 어린이 두명이 기자를 보자 탈을 쓰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 이영일
배곧너나들이센터를 위탁운영하는 시흥시인재양성재단의 김보람 부장(전 배곧너나들이센터장)은 "이번 축제를 준비하면서 학부모님들은 학교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마을이 학교이고 학교가 곧 마을이라는 공감대와 추억이 담긴 이번 축제가 더 나은 마을로 성장하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미래교육지구가 담아야 할 교육의 씨앗, 마을교육공동체가 피워야 할 학교와 마을의 꽃은 어떻게 커가는지를 잘 보여준 작은 한 초등학교의 학교복합시설 마을축제가 이 지역 주민들의 마음에 어떻게 자리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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