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 법정관리 신청…광주·전남 300여 협력사 줄도산 위기

지역경제 전반적 위기 확산
광주상의 중앙·지자체 대책 촉구

가전기업 대유위니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광주·전남지역 협력사가 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해달라는 호소문을 냈다.

11일 지역 가전업계에 따르면 광주에 생산거점을 둔 대유위니아그룹 위니아전자, 대유플러스, ㈜위니아 9월 20일부터 10월 4일 사이에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김치냉장고 ‘딤채’를 생산하는 핵심 계열사 ㈜위니아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 위니아전자, 전기차 충전사업 등을 담당하는 대유플러스에 부품 등을 공급해온 지역 협력사들은 납품 대금을 떼일 처지다.

적자가 누적된 위니아전자의 경우 현재 박현철 대표가 이미 임금체불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법정관리 피해 업체는 1차 협력사 150여개, 2·3차 협력사 300여개사 등 450여개사로 이중 300여개사가 광주·전남에 있는 기업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 가전업계는 어림잡아 1000억원 이상의 협력사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피해액수는 협력사별로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지역 협력사들이 주축이 된 위니아채권단은 10일 광주 상무지구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위니아 측의 신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납품 대금 회수 지연과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한 이들은 “어떠한 사전 설명이나 사과도 없이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이후에도 홈쇼핑에서 판매행위를 기만하는 위니아는 사회적 기만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박영우 회장 등 경영진은 밀린 납품 대금을 즉각 지급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곧 어음만기가 도래해 줄도산 위기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위니아 측은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긴급 금융지원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광주상공회의소도 이날 호소문을 내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광주상의는 “지역 가전산업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고물가 등의 숱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줄도산이 현실화하면 당장 지역경제가 송두리째 휘청거릴 뿐 아니라 일자리 감소, 기술인력의 역외유출 등 가전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광주상의는 “자금난 해소 등을 위한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지원 등 법정관리 사태의 해결을 위한 지자체와 중앙정부 차원의 전담 기구 구성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위니아에 부품을 납품 중인 광주의 한 협력사 대표 A씨는 “지역 중소기업계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며 “지역경제의 뿌리가 돼온 협력사의 줄도산을 막고 연쇄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묘안을 서둘러 짜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